"골 감각이 경기력에 비례해서 좋아지는 거 같다."
최근 K리그1에서 득점포를 쏘아 올리고 대표팀에서도 약 1년 만에 골 맛을 본 황의조(31, FC서울)가 한 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7위)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75위)와 6월 A매치 2차전을 치러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16일 페루와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한국은 2차전은 비겼다. 지난 3월 한국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의 ‘마수걸이’ 승리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 A매치 2연전 때 1무1패(콜롬비아 2-2 무승부, 우루과이 2-1 패)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페루와 경기에서도 패배를 떠안았다. 이번엔 무승부.
엘살바도르는 지금까지 한국이 한 번도 상대한 적 없는 팀이었다. 상대 전력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클린스만호는 국내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후반 막판 동점 골을 허용했다.
한국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황의조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을 알린 황의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다. 그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4분 만에 시원하게 엘살바도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 상황은 이러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황희찬의 패스를 건네받은 황의조는 좌측면 박스 바로 안에서 상대 선수 2명을 등지고 돌아선 뒤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겨냥했다. 그리고 전반전에 터지지 않았던 골이 드디어 나왔다. 골키퍼가 잡기 어려운 방향으로 슈팅이 향했다.
지난해 6월 14일 이집트와 평가전(한국 4-1 승)에서 넣은 뒤 약 1년 만에 황의조는 대표팀에서 골 맛을 봤다.
이 골로 황의조는 그간 대표팀에서 부진하고 있단 평가를 단숨에 털어냈다. 동료들도 그런 황의조를 끌어안으며 크게 축하해 줬다. 클린스만 감독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그러나 한국은 황의조의 골을 지키지 못했다. 후반 42분 롤단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겼다.
경기 후 황의조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당연히 골 넣는 건 기분 좋다. 승리하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은 아쉽다"고 운을 뗐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의 주문사항이 있었다고 들려줬다. 그는 "공격적으로 하기 원하셨다. 훈련할 때도 투톱으로 많이 연습했다. 어떻게 유기적으로 서로 호흡하는지 훈련을 했다. 경기장에 들어가서 공격적인 모습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번 소집에 참가하기 전 황의조는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2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대표팀에서도 골 맛을 봤다.
리그에서 득점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고개를 끄덕인 황의조는 "제가 한국을 선택했던 이유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했다. 골 감각이 경기력에 비례해서 좋아지는 거 같다. 다행인 거 같다"고 웃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엔 만족할 수 없었다. 황의조는 "저희가 찬스를 잘 살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반성하고 있다. 공격수로서 더 많은 골을 넣었다면 팀적으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수들도 항상 첫 승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 더 팀적으로 좋아진다면 승리가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바랐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