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매직' 세미 세이기너(59, 휴온스)가 프로당구(PBA) 최초로 데뷔 첫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마술을 부렸다.
세이기너는 19일 밤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4-0(15-5 15-0 15-12 15-5)으로 압도했다.
이로써 이번 시즌 PBA 무대를 밟은 세이기너는 지난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이래 데뷔 투어에서 우승을 거머쥔 최초의 선수(출범 투어 제외)가 됐다. 우승상금은 1억 원.
세계캐롬연맹(UMB) 10위였던 세이기너는 지난 4월 PBA행을 전격 선언,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앞서 국내외 최고의 선수들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 시스템과 환경에 적응하는데 적잖은 애를 먹었기에, 세이기너 역시 PBA무대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매 경기 최고의 기량으로 6연승 달린 세이기너는 결승전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결승 3이닝째 횡단 샷을 이용한 첫 득점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 세이기너는 이후 4득점, 뱅크샷과 옆돌리기도 무난하게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11-0으로 격차를 벌렸다. 반면 이상대는 세트 초반 얻은 기회마다 아쉽게 득점에 실패하며 흔들렸다.
2세트 역시 세이기너의 압도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매 타석 이상대가 공타로 돌아서는 사이, 세이기너는 공타없이 5이닝동안 10득점을 채운 데 이어, 8이닝째 남은 5득점을 뱅크샷 없이 차곡차곡 쌓아올려 15점을 채웠다. 3세트에 10-10으로 팽팽하던 상황서 이상대가 12-10으로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세이기너는 곧바로 13-12로 승부를 뒤집었고 12이닝과 13이닝서 1점씩을 더해 그대로 세트를 가져갔다.
승기를 잡은 세이기너는 5-5로 맞선 5이닝부터 차이를 벌려 10-5로 리드했고 7이닝에 5점을 더해 경기를 끝냈다. PBA 역대 결승전서 4번째 나온 세트스코어 4-0 완승이었다.
세이기너는 '4대천왕' 중 한 명인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 '한국 3쿠션 간판' 최성원(휴온스), 튀르키예 강호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 등 세계 톱랭커들과 나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톱랭커 신입생'들이 128강 첫 판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그와 달리 세이기너는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빠르게 적응을 마쳤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특유의 여유와 감각적인 기술을 앞세워 연승을 거듭했다. 결국 세이기너는 데뷔 첫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완벽한 데뷔전으로 최고의 시작을 알렸다.
세이기너는 경기 후 "정말 행복하다. 지금 이 순간은 내 당구 인생 커리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첫 투어만에 우승하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회 한 경기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은 스페인의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수상, 4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최초 15점을 한 큐에 달성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TS샴푸 퍼펙트큐(상금 1000만원)'는 김현우(NH농협카드)가 가져갔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