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2 월드컵에서 어떻게 4위를 했는지 잊었나?"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중국 축구 팬들이 '소림 축구'라는 비판에 발끈하며 2002 월드컵 4강 신화까지 물고 늘어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2차 친선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황선홍호는 이번 중국과 2연전에서 1승 1패를 안고 귀국하게 됐다. 한국은 지난 1차전에서 와일드카드 선수까지 포함된 '완전체' 중국을 3-1로 꺾었지만, 2차전에서 무릎 꿇고 말았다. 한국 남자 U-23 대표팀이 중국에 패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경기 결과를 떠나 선수들의 줄부상이 가장 큰 문제다. 중국은 1, 2차전 내내 거친 반칙을 일삼으며 한국 선수들을 위협했고, 그 결과 엄원상과 조영욱, 고영준이 차례로 쓰러졌다. 지난 1차전에서는 엄원상이 발목을 다쳐 조기 귀국했고, 2차전에서는 조영욱과 고영준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경기 전부터 대회를 3개월 남겨두고 거칠기로 유명한 중국과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맞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현지에 적응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과는 주축 공격수 3명의 부상일 뿐이었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은 "경기 시간 90분을 모두 소화하지 못한 느낌이다. 부상자가 나와서 안타깝다"라면서 "이런 경우가 아시안 게임에서 있을 수 있다. 그걸 극복하는지 시험하는 전초전이었는데 아쉽다.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승리한 중국 언론은 신을 냈다. 중국 '시나 스포츠'는 "중국 U-24 대표팀이 한국에 1-0으로 승리하며 성공적으로 복수를 마쳤다. 수만 명의 팬들이 이를 지켜봤다. 중국은 후반에도 한국의 역습에 당황하지 않았고, 큰 실수 없이 착실히 경기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에서 들끓고 있는 비난 여론도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은 중국 선수들이 다시 쿵푸 축구를 한다고 비난했고, 더러운 반칙으로 한국 선수들을 다치게 했다고 말했다"라며 "격분한 한국 언론은 중국 선수들의 행위에 집중하며 '소림 축구'에 비유했다. 황선홍 감독도 선수 부상을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본 중국 축구 팬들은 오히려 한국을 비난했다. 이들은 "쿵푸 축구? 한국이 2002 월드컵에서 어떻게 4위를 했는지 잊었는가?", "뻔뻔한 한국인들. 질 수 없다", "어떤 상황이든 이기면 된다. 뭐가 더러운가?", "패배는 패배다. 이유가 없다"라며 발끈했다.
일부 팬들은 중국의 후반전 경기력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팬은 "이기긴 했지만, 후반에는 중국 선수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수비만 했다. 보는 내내 땀이 났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다른 팬은 "10년 넘게 연습했는데 뭘 연습한지 모르겠다. 후반에는 기술도 없고, 공을 잡지도 못했다. 차마 지켜보기 어려웠다. 모처럼 있는 좋은 훈련 기회가 낭비됐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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