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마요르카)이 '프랑스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 합류 초읽기에 돌입했다. PSG는 새로운 감독 선임이 마무리되는 대로 그의 영입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프랑스 '르 10 스포르트'는 20일(한국시간) '프랑스 블뢰 파리스'를 인용해 "PSG는 신입생 4명 영입을 완료했다(done deal). 그러나 공식 발표는 새 감독이 부임한 뒤 며칠 내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4명 중 한 명은 당연히 이강인이었다. 매체는 "루이스 캄포스 PSG 디렉터는 밀란 슈크리니아르와 마르코 아센시오, 이강인 그리고 마누엘 우가르테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큰 이변이 없는 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르 10 스포르트는 "PSG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PSG는 그저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존중할 뿐"이라며 "보드진은 작별이 발표되지 않은 크리스토퍼 갈티에 감독과 먼저 합의점을 찾고 싶어 한다. 엔리케 감독 선임 발표는 그다음이며, 새로운 선수 영입 발표는 3번째다. 우리는 아직 기다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단 회계를 위해서라도 이강인 영입 발표는 다음 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달 안에 이적을 발표할 시에는 계약이 2022-2023시즌 장부에 기재된다. 이를 피하고 영입을 다음 시즌 회계에 포함시키려면 7월 이후로 영입을 공식 발표해야 한다.
이강인의 PSG 합류는 사실상 확정된 모양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양측은 이미 장기 계약에 합의했으며 메디컬 테스트까지 완료했다. 프랑스 '레퀴프' 역시 "이강인은 이미 파리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통과했다. 계약은 2027년까지"라고 밝혔다. 이제는 최종 서명과 공식 발표만 남겨 둔 상황.
물론 마요르카와 PSG의 구단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앞서 스페인 '마르카'는 "파블로 오르테스 마요르카 디렉터는 PSG와 협상 중이지만, 아직 이강인의 이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마요르카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조건 합의는 특별한 문제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요르카는 계약에 PSG 선수를 끼워 넣거나 더 높은 이적료를 부르는 등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마르카에 따르면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인 2200만 유로(약 309억 원)에 추가 옵션이 붙을 수 있다. PSG는 선수를 포함시키는 거래도 고려하고 있지만, 마요르카는 협상 테이블에 오른 선수들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OK 디아리오'에 따르면 마요르카는 '공격수 유망주' 위고 에키티케(21)를 원했지만, 거절당했다. 또한 벤피카로 임대를 떠난 율리안 드락슬러(30)도 거론됐으나 협상에서 배제됐다. 만약 마요르카가 더 욕심을 내면 갑작스레 협상이 늦어질 수도 있으나 PSG 측은 '영입 완료'를 외칠 정도로 자신감 가득한 상태다.
마요르카로서도 '에이스' 이강인을 쉽게 놓아주기 싫을 수밖에 없다. 그는 2022-2023시즌 라리가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왼발 킥과 환상적인 탈압박 능력은 물론이고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력과 속도, 피지컬 모두 보완하며 완성형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특히 반칙이 아니면 막기 어려운 수려한 드리블이 압권이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드리블 돌파 90회를 기록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112회)에 이어 라리가 최다 드리블 성공 2위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로 넓혀도 4위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게다가 72.6%라는 높은 드리블 성공률을 자랑하며 비니시우스(42.1%)를 압도하기도 했다.
라리가 베스트 11에서도 이강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는 '마르카'가 판타지게임 포인트를 바탕으로 선정한 올해의 팀에 포함되며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소속팀 마요르카도 리그 9위에 오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마요르카가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무려 11년 만이다. 이강인-베다트 무리키 조합이 리그 37골 중 21골을 책임진 덕분이다. 마요르카가 많은 이들의 예측과 달리 치열한 경쟁 싸움에서 일찌감치 벗어난 데는 두 선수의 공이 컸다. '아피시온 데포르티바'가 이강인에게 시즌 평점 10점 만점을 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한편 이강인은 국내에서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페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우측 날개 역할을 맡은 그는 유효 슈팅 2회, 기회 창출 7회, 드리블 성공률 75%(3/4) 등을 기록하며 번뜩였지만, 팀의 0-1 패배를 막진 못했다.
이제 이강인은 20일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다시 한번 출격을 준비한다. 그는 이번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베스트 11로 선택받을 전망이다. 이강인의 발끝에 클린스만호의 첫 승 사냥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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