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7, 나폴리)와 한국 축구 미래 이강인(22, 마요르카)의 다음 시즌 뛸 둥지를 사실상 굳힌 분위기다.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을 향해 한발씩 남겨두고 있다.
독일 '빌트'는 19일(한국시간)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이 이적 시장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영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선수들의 명단을 모두 정리해 공개했다.
수비수 중에는 김민재의 이름이 포함됐다. 이 매체는 김민재가 "토마스 투헬 감독은 물론 울리 회네스 명예 회장, 칼-하인츠 루메니게 등 뮌헨 이사진들이 거론한 이름"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적 가능성을 80%로 평가했다. 사실상 뮌헨행이 굳어졌다는 의미다.
빌트는 "내부적으로 뮌헨은 김민재를 세리에 A 최고 수비수로 평가하고 있으며 강인하면서 겸손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투헬 감독이 원하는 센터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민재는 스포츠적인 측면에서 뮌헨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김민재의 이적료는 5000만 유로 정도"라면서 "맨유와 뉴캐슬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뮌헨 역시 투헬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민재가 투헬 감독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화상통화를 통해 연락했다. 이유는 김민재가 한국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김민재는 이번 6월 A매치에 출전하지 못한다. 몇 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복무는 한국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페네르바체(튀르키예)서 나폴리로 합류, 33년 만에 팀이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자신은 세리에 A 최고 수비수로 이름을 올려 진가를 유감 없이 드러냈다.
이런 존재감은 김민재의 몸값을 1년 만에 수직 상승하게 만들었다. 나폴리 입단 시 계약한 바이아웃(이적 허용) 조항까지 만족시킬 정도. 김민재는 7월 1일부터 15일 사이 5000만~7000만 유로(약 700억~980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는 구단이 등장할 경우 이적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가장 적극적인 가운데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리버풀, 토트넘, 파리 생제르맹(PSG), 바이에른 뮌헨 등이 김민재를 원하는 클럽들이었다.
맨유가 단연 김민재 쟁탈전에서 앞선 듯 했다. 팀 재건에 나선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김민재를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염두에 뒀다. 대부분의 유럽 매체들은 김민재의 맨유행이 굳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몸값도 나왔다. 맨유는 5000만~6000만 유로(약 700억~840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나폴리에 지불하고 김민재와는 700만~900만 유로(약 98억~126억 원)의 연봉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김민재가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소하는 날인 15일(한국시간)을 기점으로 변화가 생겼다. 바이에른 뮌헨이 적극적으로 김민재 영입전에 개입한 것이다.
맨유의 관심은 여전했으나 정리할 것으로 보였던 해리 매과이어가 잔류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김민재 영입 가능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또 맨유 구단의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김민재 영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질적인 제안을 하지 않은 것이다.
뮌헨은 루카 에르난데스와 벵자맹 파바르가 이번 여름 떠날 가능성이 나오면서 김민재 영입에 집중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5년 계약에 연봉 1000만 유로(약 140억 원)가 뮌헨이 김민재에게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나폴리에는 최대 7000만 유로(약 981억 원)를 지불할 계획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8일 "김민재와 뮌헨 사이 계약은 거의 합의됐다. 시간문제인 것 같다. 2028년까지 계약할 것"이라고 했고 독일 '키커' 역시 19일 "가까운 시일 내에 합의가 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PSG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로마노는 이강인과 PSG간 구두합의를 마친 상황이며 메디컬 테스트까지 이미 완료했다고 했다. 라리가 소식을 전하는 마테오 모레토는 스페인 '렐레보'를 통해 "마요르카와 PSG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협상은 99.9% 완료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금방 발표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다.
스페인 '마르카'는 이날 계약이 금방 성사될 것 같은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요르카와 PSG의 협상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 전해 관심을 모았다. 큰틀에서 합의는 이뤘으나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문제가 남았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파블로 오르텔스 마요르카 단장은 이강인의 매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면서 "그는 마요르카를 위한 가장 좋은 조건을 찾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마요르카가 좀더 좋은 조건을 따내기 위해 협상을 지체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또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과 대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인 2200만 유로(약 308억 원)에 옵션이 대거 붙을 수 있다. PSG는 이 금액을 위해 선수를 포함시키는 거래를 협상했으나 적어도 마요르카가 원하는 선수가 테이블 위에 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마요르카가 이강인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선수를 받기 위해 시간을 느긋하게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스페인 'OK디아리오'는 "마요르카가 PSG로부터 프랑스 출신 스트라이커 위고 에키티케(21)를 원했지만 PSG가 에키티케를 즉시 전력감으로 보고 있어 거절했다. 임대 중인 율리안 드락슬러(30, 벤피카)도 있지만 배제된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
이강인이 중심이 된 마요르카는 강등권에서 벗어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강인은 수비와 스피드가 한층 향상되면서 특유의 드리블 능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와 비교될 정도로 정상권의 기량을 수치로 보여줬다.
처음엔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을 데려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PSG가 공격적으로 이강인 영입을 원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결별했고 킬리안 음바페마저 팀과 결별할 수 있는 여지의 인터뷰를 남기면서 이강인이 더욱 절박해진 PSG였다.
PSG는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인 2200만 유로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요르카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선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고 있다. 하지만 마요르카가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PSG가 내놓는 선수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이강인 영입이 시간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강인은 PSG 유니폼을 입고 파리로 향할 것이 유력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