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 아르헨티나)가 사우디 아라비아 관광부와 거액의 '비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메시는 사우디 홍보를 위해 매년 최소 한 번 이상, 최소 5일 넘게 가족여행을 가야 한다. 3일 여행을 연 2회 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무휴가' 내용이 적힌 메시와 사우디 사이의 계약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메시는 이 계약에 따라 사우디 정부로부터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린 대가로 약 200만 달러를 받는다. 메시는 가족 뿐 아니라 친구까지 최대 20명을 동반할 수 있다. 또 관광 비용과 5성 호텔 숙박료도 전액 사우디 정부가 부담한다.
메시는 지난해 5월 홍해 위 요트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게시물에 사우디 관광청 브랜드인 '#비지트사우디' 해시태그가 달렸다. 결국 이 사진 한 장으로 200만 달러를 번 것이다.
이는 메시가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사우디 정부의 홍보대사로 나섰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메시는 전 세계 4억 7000만 명이 넘는 소셜 미디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의 이런 '스포츠워싱(스포츠를 이용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나쁜 평판을 덮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 프랑스의 축구스타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등에게 거액을 주고 자국 리그로 데려온 것 역시 스포츠워싱의 일환이다.
최근 사우디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했나 하면 자동차 경주, 골프 대회에도 오일 머니를 쏟아붓고 있다.
메시는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이던 올해 5월 시즌 중 구단 허락 없이 사우디를 찾아 문제가 됐다. 당시 메시는 구단의 징계도 불사한 채 사우디를 방문, 관련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노출한 바 있다. 결국 사우디와 맺은 의무조항 때문인 셈이다.
메시가 사우디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돈은 3년간 최대 2500만달러(약 320억원)에 달한다고 NYT는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소셜 미디어에 사우디 홍보물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달러를,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달러, 기타 자선 사업에 참여하면 200만달러를 각각 추가로 지급받는 식이다.
특히 이 조항에는 홍보 게시물을 올릴 때는 사우디의 평판을 훼손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되고, 사우디 정부가 허락한 해시태그를 달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