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4기' 클린스만호가 다시 한번 첫 승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측면 활용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가 승리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A매치 친선 경기를 펼친다. 현재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 엘살바도르는 75위에 올라있다.
한국의 목표는 첫 승리다. 클린스만호는 앞선 3경기에서 콜롬비아(2-2)와 우루과이(1-2), 페루(0-1)를 상대로 1무 2패를 거뒀다. 한국은 이번에야말로 홈팬들 앞에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신고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지난 페루전에서 끝내 상대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스포츠 탈장으로 빠진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기초군사훈련으로 제외된 '괴물' 김민재(나폴리)의 공백이 컸다. 중원에서도 부상으로 빠진 정우영(알사드)의 부재가 느껴진 경기였다.
특히 측면 활용에서 애를 먹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는 이강인(마요르카)에게 오른쪽 날개를 맡겼고, 공격력에 강점을 지닌 윙백 안현범(제주)을 오른쪽 수비수로 배치했다. 대신 이재성(마인츠)이 왼쪽 측면을 맡았고, 돌격대장 황희찬(울버햄튼)이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돌파에 힘썼다.
클린스만 감독이 단행한 실험은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까웠다.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수비에 집중한 안현범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삐걱댔다. 왼쪽 수비수 이기제(수원)가 공격적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씁쓸한 A매치 데뷔전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안현범은 어깨 염좌로 대표팀을 떠나며 아쉬움만 남겼다.
이강인의 우측 배치도 합격점을 받기에는 모자랐다. 물론 그는 오른쪽에서도 수려한 탈압박과 날카로운 킥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그가 자랑하는 한 템포 빠른 왼발 크로스가 많이 나오지는 못했다. 후반 막판 왼쪽으로 이동한 이강인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더 성장해야 한다. 언제 드리블해야 할지, 원터치로 돌려놓고 공을 받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가 왔다"라고 말했으나 이강인의 실력을 100% 끌어낼 수 있는 방안부터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
엘살바도르전에서는 변화가 예상된다. 유일한 오른쪽 수비수 설영우(울산)의 대표팀 데뷔가 유력하며 손흥민도 출격 가능성이 있다.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재성의 중앙 복귀와 2선 모든 자리를 소화하는 황희찬의 활용법도 관심을 모은다. 클린스만 감독이 측면 활용에서 어떤 해법을 찾아내는가에 따라 이번 경기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다만 엘살바도르는 지난 15일 일본에 0-6으로 참패했기에 제대로 된 스파링 상대가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시 엘살바도르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뒤 전반 3분 한 명이 퇴장당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결국 엘살바도르는 전반에만 4실점하며 무릎 꿇고 말았다. 이번 경기 한국의 경기 결과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한편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회복 훈련에만 집중하던 그는 미니게임 등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페루전이 끝난 뒤 "경기 당일까지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하고 아직 출전 여부도 알 수 없다"라면서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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