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을 맞춰 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금 더 편하게 밴픽을 해줬어야 했는데...자책하는 (조)민성이를 보니, 마음이 더 안 좋았다. 내 실수다."
사령탑이 먼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팀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의 입장에서 의례적으로 하는, 소위 선수들의 사기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디플러스 기아 최천주 감독은 지난 15일 OK저축은행전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라헬' 조민성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2주차까지 3승 1패를 기록한 디플러스 기아는 20일 기준으로 3승 1패 득실 +4로 KT T1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3주차 부터 KT-젠지-한화생명-T1 이라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을 노리는 팀들과 맞대결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1승에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농심전을 끝내고 만난 최천주 감독은 "OK저축은행전 패배로 인해 꼭 농심전은 이기고 싶었다. 앞으로 강팀들과 대결이 계속되는데, 준비한 대로 승리 해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데프트' 김혁규가 격리권고 기간에도 출전한 이유를 묻자 최 감독은 "선수의 출전의지가 강했다. 선수의 상태가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답하면서 "지난 패배로 '라헬'의 자책이 심했다. 복귀하고 나서 바로 챌린저스 리그 준비를 하느라 휴식도 취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갑작스런 콜업에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스러웠다"고 먼저 '라헬' 조민성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덧붙여 최 감독은 "(김)혁규도 동료들에게는 '괜찮다'라고 말하지만, 팀 상황을 고려해 출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진심어린 말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최천주 감독은 "서머 시즌을 준비하면서 큰 목표로 롤드컵을 설정했다. 1패에 흔들리지 않고, 멀리 앞을 보고 갈 수 있는 팀이 되겠다"며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데, 편하고 쉬운 구도를 준비하겠다. 많은 소통을 통해 승리하는 길로 나아가겠다. 우선 강팀과 연전에서 먼저 만나는 KT부터 꼭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