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서비스 제왕' 손흥민(31, 토트넘)이 당황했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모여 '파워에이드 오픈 트레이닝'을 진행,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한국은 지난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페루를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렀다. 전반 11분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꾸준히 골문을 두드린 한국이지만, 끝내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0-1로 패배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밝은 모습으로 팬들 앞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사전에 모집된 300명의 팬과 함께 진행됐다. 그들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60명은 그라운드 팬사인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팬들은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 30분부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모였다. 오전 10시부터 27°C를 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팬들은 저마다 양산을 들고와 해를 피하며 선수단을 기다렸다.
10시 30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자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후 조용히 선수단이 몸 푸는 모습을 지켜봤다.
선수들은 공뺏기 훈련인 론도를 마친 뒤 차례로 드리블 훈련, 미니 게임, 슈팅 훈련을 진행했다. 이를 모두 마친 뒤에는 본격적으로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나 사인회를 시작했다.
비록 지난 16일 페루에 패배한 대표팀이지만, 팬들 앞에서는 무더운 더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행사를 진행했다.
선수들은 하나둘 라커룸으로 들어갔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가 있었으니 바로 주장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가장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사인해준 뒤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선수들의 축구화, 티셔츠, 양말 등 개인 용품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과 나상호, 황인범이 참여했다.
이 행사에서 손흥민은 자신이 훈련 직후 사용한 수건과 훈련에 착용했던 축구화, 훈련복 상의에 사인해 팬들에게 선물했다. 특히 훈련복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벗어서 건네줬다.
손흥민을 당황하게 한 요청이 있었으니 바로 상의 뿐만 아니라 하의, 즉 훈련복 바지를 벗어달라는 팬들의 요청이었다. 이에 손흥민은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바지는 안 돼요. 밑에 속옷만 입었어"라며 크게 웃었다.
이날 훈련에서 손흥민의 몸은 가벼워 보였다. 론도 훈련이 종료된 뒤 진행된 드리블 훈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의 지난 13일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난 5월 말 리그 경기가 종료된 뒤 가벼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았다. 이후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 페루전 90분 동안 벤치에 머물었다.
한편 페루전이 종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감독님과 상의하고 스태프님들과 상의해야 한다. 너무 아쉽다. 부산까지 많은 팬분들이 오셨다. 4년 만에 부산에서 경기했다. 제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아쉽게 생각한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