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포지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승리에 도달할 수 있지만, 지난 2023 LCK 스프링 시즌부터 메타의 핵심은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즉 봇 메타였다.
2023시즌 롤드컵 우승 멤버들이 즐비한 '슈퍼 팀'을 한화생명에서도 관심을 받는 선수가 2021 롤드컵 챔프 '바이퍼' 박도현이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라인전과 영리한 포지셔닝으로 육각형 선수의 표본으로 불리는 박도현은 봇 메타로 흘러가는 최근 LOL 판에서 한화생명 성적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프링 시즌을 4위로 마감했지만, 서머 시즌은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한화생명. 한화생명은 개막 주차 2연패로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지난 14일 디알엑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지만, 체급 차이를 바탕으로 한 승리라 앞선 2패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지난 14일 디알엑스전이 끝나고 OSEN을 만난 '바이퍼' 박도현은 자신이 생각하는 전술적 지론과 프로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들려줬다. 첫 질문으로 한화생명이 추구하는 경기 방향성에 대해 그는 먼저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들려주면서, 구성된 조합의 색깔을 잘 살린 경기 방향이었다고 디알엑스전 밴픽을 빗대어 설명했다.
"항상 경기는 유동적으로 변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도권을 초반에 가지고 가느냐, 후반을 바라보고 전술적 선택을 하느냐에 정답은 없다. 예를 들어 이번 디알엑스전에서 우리 팀이 보여드린 밴픽은 초중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픽이었다. 준비한 방향에 맞춰 경기를 잘 풀어갔다고 생각한다."
디알엑스전 1세트서 상대의 네 차례 서포터 밴에 대해 그는 "서포터 밴이 이어졌지만, 크게 의식하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밀리오와 유미를 제외하면 크게 위협이 될 만한 서포터 챔프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 역시 그걸 알고 밴을 한 것이지만, 남아있는 서포터 챔프들 중에서 '라이프' 선수가 잘하는 픽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부터 나오고 있는 '아펠리오스 VS 징크스' 구도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MSI 당시에는 징크스의 압승 분위기 였지만, 13.11 패치로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서포터 챔프들이 패치로 인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징크스가 아펠리오스보다 후반에 항상 더 강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펠리오스가 분명히 계속 나오는 이유는 초중반에 주도권과 교전 전투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이다. 또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많아서 쓰기에 따라 계속 나올 수 있는 픽이라고 생각하고 MSI 할 때랑 다른 점은 서포터 패치가 바뀌면서 서포트와의 궁합에 따라서 또 같은 원딜의 가치가 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는 경향이 생겼다."
체급 차이로 승리한다는 '밈'이 있지만, 스프링 시즌 한화생명은 '파괴 전차'의 진가를 보여준 순간이 있다. 스프링 시즌 T1이 한화생명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정규시즌 전승을 놓쳤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디플러스의 우세를 보기 좋게 깨뜨리면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다. 박도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만들고 잡아내는' 근성과 승부욕을 동료들에게 요청했다.
"우리는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고 끌고 나아가는게 미숙한 적이 많아. 패할 때는 무기력하게 지는 경우가 많다. 강 팀과 대결에서는 첫 단추를 좋게 꿰고 시작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불리하게 출발한 경우에도 우리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려가지 말아야 한다. 설령 불안하게 출발해도 경기를 끌고 가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이길 수 있는 순간을 찾아야 한다. 그걸 찾아내고 기회를 잡아내는게 '강팀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박도현은 "스프링, 서머 시즌 가리지 않고, 항상 모든 시즌이 다 정말 중요하고, 소중하다. 이번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동료들과 노력하고 있다. 눈 앞의 경기부터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면서 경쟁력을 갖춰가겠다.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까지 우승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고 각오를 전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