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분명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페루를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지난 3월 열린 두 경기에서 1무 1패의 성적으로 첫 승리에 실패한 클린스만은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전반 11분 한국은 짧은 패스로 수비진을 공략한 페루 공격에 무너졌다. 결국 페루는 비어 있던 왼쪽 측면 반대 전환을 통해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연결했고 레이나는 실수 없이 득점을 만들었다.
이강인을 필두로 한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득점을 노렸지만,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한 채 0-1로 패배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클린스만 감독은 "흥미로운 경기였다. 첫 25분 동안은 힘든 경기였다. 후방, 중원에서 연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미드필더들이 잘 활약하지 못했다. 후반은 우리가 주도했고 찬스도 많았다.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했지만, 후반전에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봤다"라고 경기를 평가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의 일문일답.
대표팀의 탈압박과 공수 간격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전반 25분 정도는 상당히 고전했다. 상대에게 압박하며 다부지게 경기를 풀었어야 했다. 남미를 상대로 공간이 벌어지면 우리 문전까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다. 그 뒤로는 페이스를 찾았고 조직력을 갖췄다.
선수들이 스스로 노력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우리 흐름으로 만든 것을 칭찬하고 싶다. 먼저 실점해 어려운 경기였다. 경기 결과에 뒤지는 운영을 하다보니 어려웠다. 많은 변화가 팀에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후반엔 페이스를 찾아갔다. 골로 연결될 완벽한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끝내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이강인의 활약을 평가하자면.
-이강인은 저희가 말하지 않아도 남미에서 유명한 선수다. 상대가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 남미 선수들은 라리가를 많이 본다. 이강인에게 협력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이강인의 경기는 늘 즐겁고 기대하게 된다. 성장해야 한다. 언제 드리블 해야 할지, 원터치로 돌려놓고 공을 받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가 왔다. 항상 기대가 된다.
이강인은 분명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
선수, 전술 변화가 많다. 의도가 궁금하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여러 차례 말했다. 부상도 많았고 김민재는 군사훈련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어린 선수들, 경험 많은 새 선수를 불러 확인할 기회였다. 당연히 감독으로서 이기고 싶었지만, 이런 선수들을 불러 확인하고 싶었다. 선수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경기는 당연히 이기고 싶다. 지면 화가 난다. 하지만 이런 경험도 감독은 잘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이 카타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거름이 될 수 있다.
원두재의 부상으로 '인종차별 논란' 박용우가 투입됐다.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인가.
-이번 경기에서는 순간적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집 전 일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집 후 훈련 태도를 좋게 평가했다. 운동장에서 묵묵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오늘도 운동장에서 우리와 마치 오랜 시간 함께한 것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박용우의 훈련 태도는 좋을 수밖에 없다. 면죄부가 될 수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특히 어린 사람은 그렇다. 주변 사람의 조언과 가르침을 통해 성장한다. 운동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다. 이를 잘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도 늘 실수한다. 선수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도 감독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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