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이슈'로 뜨거웠던 박용우(30, 울산)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페루를 상대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르고 있다.
전반전 11분 선제 실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25분 부상으로 쓰러진 원두재 대신 박용우를 투입했다.
박용우의 소속팀 울산 현대는 지난 10일 홈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5-1로 꺾었다.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이명재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물을 업로드했고, 팀 동료들이 댓글을 남기며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몇몇 선수들이 이명재의 외모를 동남아시아인에 빗대 놀린 것. 심지어는 과거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수비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의 실명까지 언급했다.
이규성은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며 이명재를 사살락에 비유했다. 울산 팀 매니저는 "사살락 슈퍼태킁(슈퍼태클)"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명재도 "기가 막히네"라는 정승현의 칭찬에 "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댓글을 달았다.
팀 동료들끼리 나눈 대화지만, 분명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이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어두운 이명재의 피부를 동남아시아인에 빗대 놀린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명재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고, 박용우와 이규성은 12일 오전 사과문을 게재했다. 두 선수 모두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받았을 사살락과 관계자, 팬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구단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울산은 "이번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빠른 시간 내에 사태 파악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라며 사후 조치에 대해 밝혔다.
KFA 관계자는 12일 "KFA와 클린스만 감독, 코치진 역시 이번 일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에서 울산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해당 경위서는 연맹과 KFA가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KFA와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를 안고 갔다. 명확한 경위서 검토가 진행돼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박용우는 아무런 조치 없이 원두재의 대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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