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원 제명' 엉성하고 부실한 농구계 현실 집합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3.06.17 07: 18

데이원이 결국 제명됐다. 농구계 초유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문제 파악이 필요하다. 
KBL은 16일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은 줄곧 재정 문제를 일으켰고, 4개월 째 미지급된 선수단 임금을 정리한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면서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능력·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구단이 회원 자격을 박탈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원은 이에 대해 “작년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 경영난으로 자금 문제가 시작됐다. 운영비 마련을 위해 노력했으나 버거웠다. 실패를 인정한다”며 “감독·선수에게 죄송하며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돈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문제점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크게 언급되지 않고 있다. 
데이원이 KBL에 참여하게 된 과정부터 석연치 않다. 데이원 스포츠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원래 1969년 세림개발산업이 모체다. 중간에 진로그룹으로 넘어가 이름이 JR종합건설이 됐다가, 
대우조선해양(옛 대우중공업)이 인수해 사명을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그러다 중국 IT업체 샤오미 한국 판매 총판으로 알려진 한국테크놀로지가 다시 사들였는데 옛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김 모 회장은 지난 2017년 대한카누연맹 회장에 취임하면서 스포츠계에 발을 들였다. 2021년엔 대한컬링연맹 회장으로 당선되고 이후 남자 프로농구단까지 손을 뻗었다. 2022년 동계올림픽 때는 부단장도 맡았다. 체육계에서 전방위로 활동했지만 이력은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아버지는 과거 제주도에서 여러 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이미 데이원 농구단 사태 이전에도 지난해 9월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란 이름으로 골프대회를 열기로 했다가 개막 9일을 앞두고 골프장 사용료와 보증금 5억원을 내지 못해 대회를 취소하는 등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현재 자본 잠식 상태고 김 회장은 지난 3월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김 모 회장은 농구와 골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 종목 진출에 도전했다. K리그 진입도 시도했다. 경상남도 특정 지역에 연고를 통해 K리그 입성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그 후 올 해 고양시 연고로 축구단 창단을 추진했다. 고양시 내부에서도 축구단 창단을 고려했다.  하지만 농구팀 문제가 더해지면서 무산됐다. 평가 결과 정상적인 구단 어렵다는 판단으로 축구단 창단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데이원 제명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스포츠계에서 무리하게 발을 넓히려고 추진했던 김모 회장이 중심이다. 그리고 무책임한 행보를 이어간 데이원 스포츠의 임원진이다. 또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한 KBL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번 사태로 인해 생긴 피해자는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이다. 또 농구팬들의 가슴도 아프다. 앞으로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문제 조사와 향후 행보를 위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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