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제2의 김민재'로 불리는 김지수(19, 성남FC)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로 떠나기 때문이다. 김지수는 탄탄한 수비를 통해 김은중호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으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성남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은 14일 자신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풍생고 출신 성남FC 김지수 선수가 2023 FIFA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쾌거를 이루고 아르헨티나에서 오늘 귀국하자마자 구단주인 성남시장을 찾아줬다"고 밝혔다.
이어 "김지수 선수는 다음주에 영국 최고의 1부리그인 EPL에 속한 '브렌트포드' 구단에 이적하기 위해 출국한다"면서 "앞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겠지만 개인적인 더 큰 성공은 물론 부상없이 세계최고 선수가 되어 축구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성남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길 당부하고 기도해 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달 16일 "브렌트포드가 한국의 스타 수비수 김지수를 영입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스포르팅 CP도 그를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성남FC에서 뛰고 있는 김지수는 유럽 전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92cm의 키를 자랑하며 K리그 올스타팀에 선발되기도 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 매체는 "김지수는 벌써 같은 국적인 나폴리의 김민재와 비교되고 있다. 그는 56만 파운드(약 9억 원)에 달하는, 상당히 저렴한 바이아웃 조항을 지녔다. 브렌트포드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구체적인 조건까지 전한 바 있다.
김지수는 지난해 성남과 구단 최초로 준프로 계약을 맺으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센터백이 주 포지션인 김지수는 성남 15세 이하(U-15) 유소년 클럽과 풍생고(성남 U-18)를 거쳐 성장했고, 곧바로 K리그를 누비며 두각을 드러냈다. K리그 최연소 선수였던 김지수는 K리그 올스타로 선발돼 방한한 토트넘과 맞대결에 출전, 손흥민을 상대하기도 했다.
김지수는 2004년생 12월생으로,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 출전한 김은중호에서도 막내다. 하지만 후방에서 수비진을 지휘하며 짠물 수비를 펼쳐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잡았다. 그는 192cm에 달하는 큰 키로 공중볼 싸움은 물론 빠른 발과 판단력을 자랑, 김민재와 비교되고 있다. 나폴리도 김지수를 김민재 대체자로 살펴봤을 정도다.
이기형 성남 감독은 지난달 안산 그리너스와 경기를 앞두고 김지수의 이적에 대해 "구단 정책도 그렇고 나도 마찬가지다. 먼 미래를 본다면 이런 기회가 왔을 때 한번 도전해 보고 성장하는 게 지수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에도 좋은 일이다. 구단에서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적극적으로 밀어주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좋은 대우를 받고, 인정받고 갔으면 한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또 이 감독은 "지수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선수가 더 성장한 뒤 가고 싶어 한다면 나도 구단과 얘기해서 다른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 본인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워낙 강하다. 선수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도 같이 하다 보면 집중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내주는) 방향으로 많이 선회했다"라고 말해 김지수 본인도 해외 진출을 원하고 있었다.
변수는 워크 퍼밋(취업 비자)이었다. 프리미어리그는 2021년 브렉시트 이후 성인 대표팀 출전 시간과 원소속팀과 소속 리그 수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 대륙 클럽 대항전 출전 시간 등을 따져 일정 포인트가 넘는 선수에게만 워크 퍼밋을 발급해 준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작년 1월 울버햄튼 원더러스 이적 후 위성 구단인 스위스 그라스호퍼로 임대를 떠난 정상빈(21, 미네소타)의 예를 따를 수 있다.
한편 브렌트포드는 2020-2021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위를 차지한 뒤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프리미어리그에 오른 팀이다. 브렌트포드는 지난 2018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 시즌 13위를 거두며 안정적으로 잔류에 성공했고, 올 시즌에도 토트넘 바로 아래인 9위에 자리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