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를 떠날 '철기둥'이 다시 설 곳은 어디일까. 김민재(27, 나폴리)가 자신을 원하는 빅클럽들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비롯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까지 김민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12일(한국시간) "맨유가 이번 여름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 영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최근 다른 3개 구단도 김민재를 노리고 있다"면서 "이번 이적 시장에서 '뜨거운 수비수'를 놓치지 않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여기서 언급된 3개 구단은 잉글랜드 구단인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프랑스 PSG다.
김민재는 작년 여름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했다. 당시 이적료는 1800만 유로(약 249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 시즌 만에 김민재의 위상이 달라졌다. 나폴리가 김민재와 계약할 당시 내건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인 6000만 유로(약 831억 원)에도 김민재를 원하는 구단들이 줄을 서고 있다. 공식 몸값이 3배가 뛰었지만 인기가 여전한 것이다.
김민재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민재는 소속팀 나폴리를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 A 정상으로 이끌었다. 자신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이란 것이 입증된 셈이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이 상을 아시아 선수가 받는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가장 적극적으로 김민재를 원하는 곳은 맨유다. 팀 재건을 노리고 있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 영입을 통해 수비를 더욱 탄탄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있지만 부상이 잦은 만큼 김민재 가세로 수비벽을 더욱 높이고 싶어한다. 맨유는 구체적인 연봉과 계약기간까지 김민재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풋 메르카토 역시 "당연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클럽들이 김민재에게 관심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맨유는 김민재에게 유명 공격수들이 받는 주급을 주겠단 제안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는 당연히 김민재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밝혀 맨유가 김민재 영입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설명했다.
하지만 맨유와 김민재의 협상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 맨유는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수비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리 매과이어와 빅토르 린델로프의 이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매과이어는 잔류를 원하고 있고 린델로프는 텐 하흐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쓰고 싶어한다.
맨유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뉴캐슬과 첼시, PSG가 김민재 영입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풋 메르카토는 "내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뉴캐슬은 김민재 영입에 진전을 이루고 싶어 한다. 맨유와 김민재 측 협상이 교착 상태인 것을 알고 더욱 틈을 파고들고 싶어 한다"면서 "그러나 뉴캐슬 뿐만 아니다. PSG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구단들이 늘어나면서 김민재는 어느새 '갑'의 위치에 올랐다. 이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인 만큼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민재는 곧 기초 군사 훈련을 위해 입소한다. 어떤 구단을 택할지 저울질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이 매체는 "김민재는 프리미어리그를 우선시한다. 따라서 그에게 PSG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김민재를 원하는 4번째 구단으로 첼시가 있다"면서 "이미 김민재만큼 충분한 수비력을 가진 선수가 있지만, 첼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폴리 수비 거물을 영입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첼시의 불안정성을 고려하면 김민재 영입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김민재를 향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김민재가 어떤 구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구단 수비수들의 연쇄이동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시즌 리그 35경기에 출전, 3,054분 동안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경기당 태클 1.6회, 가로채기 1.2회, 클리어링 3.5회, 슈팅 블록 0.7회의 성적표를 작성한 최정상급 수비수를 원하지 않는 구단은 없다는 것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