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G 출장정지?' 1위 울산, 인종차별로 위기 맞나...연맹 "상벌위 논의 중"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6.12 16: 35

압도적 선두를 달리던 울산현대가 생각지도 못한 변수를 맞닥뜨렸다. 박용우와 이명재, 이규성 등 주축 선수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10경기 이상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울산은 지난 10일 홈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에서 제주유나이티드를 5-1로 격파했다.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이명재는 경기 후 소셜 미디어에 게시물을 업로드했고, 팀 동료들이 댓글을 남기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몇몇 선수들의 이명재의 외모를 동남아시아인에 빗대 놀린 것. 심지어는 과거 전북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수비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의 실명까지 언급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왼쪽부터 이규성, 정승현, 박용우, 이명재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규성은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며 이명재를 사살락에 비유했다. 울산 팀 매니저 역시 "사살락 슈퍼태클"이라며 거들었다. 이명재도 "기가 막히네"라는 정승현의 칭찬에 "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사진] 이명재 소셜 미디어 캡처.
[사진] 울산현대 소셜 미디어.
팀 동료들끼리 나눈 농담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이들은 까무잡잡한 피부색을 가진 이명재를 동남아 선수에 빗대며 놀린 것으로 보인다. 팬들도 이 부분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했고, 한 태국 팬은 이명재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에 "모든 말과 모든 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라는 비판 댓글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이명재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고, 박용우와 이규성은 12일 오전 사과문을 게재했다. 두 선수 모두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받았을 사살락과 관계자,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구단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울산은 "이번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빠른 시간 내에 사태 파악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라며 울산은 차별 근절 교육과 관계자들에게 사과, 상벌위원회 개최 등 사후 조치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파장은 걷잡을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은 태국 내에서도 알려지며 논란을 빚었고, 태국 축구 대표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살락 사진을 올리며 #NoRoomForRacism이라는 해시태그로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던졌다. 사살락도 그가 몸담았던 전북이 올린 인종차별 반대 게시글을 공유하며 사건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 태국 축구 대표팀 소셜 미디어.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울산의 구단 내 자체 징계와 별개로 해당 선수들 징계를 고려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울산에 경위서를 요청했으며 우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라며 "상벌위 회부 여부를 결정해서 빠르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문제가 많이 커졌다. 연맹 측에서도 최대한 빨리 대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라며 "인종차별이 명확한 데다가 특정 대상도 있다. 리그 이미지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인종차별 행위는 10경기 이상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연맹의 'K리그 윤리강령' 4조 13항에는 "K리그의 모든 구성원은 인종 피부색 민족 국적 사회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이나 기타 의견 재산 출생 또는 기타 지위 성적 지향 기타 원인을 이유로 경멸적이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해서는 안되며 타인을 존엄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사진] K리그 상벌규정 유형별 징계 기준.
K리그 상벌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언동을 한 선수는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와 1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의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일단 박용우와 이규성은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명재는 차치하더라도 두 선수는 '동남아시아 쿼터', '사살락'이라고 명확히 언급한 만큼, 인종차별 발언이 확실하다. 만약 울산 중원의 핵심인 두 선수가 10경기 이상 빠지게 된다면 울산의 독주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변수가 K리그 판도를 뒤흔들려 하고 있다.
[사진] 박용우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이규성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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