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이적 사가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강인(22, 마요르카) 대신 새로운 선수를 노린다는 소식이다.
스페인 '엘 골 디히탈'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아틀레티코가 이강인 영입을 멈췄다. 그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이강인을 지켜봤지만, 현재로서는 영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아틀레티코의 이강인 영입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확실해 보였다. 그들은 지난 1월에도 진지하게 영입을 시도했지만, 마요르카에 거절당했다. 이후 이강인 본인도 아틀레티코 합류를 원했기에 이적이 이뤄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바뀌었다"라고 덧붙였다.
구단 간 합의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1000만 유로(약 138억 원)를 제시했던 아틀레티코는 이적료를 줄이기 위해 선수를 포함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의견 차가 발생하고 있다.
'풋볼 데스데 마요르카'와 'OK 디아리오' 등에 따르면 아틀레티코는 1200만 유로(약 166억 원)에 '팀 내 최고 유망주' 로드리고 리켈메 임대 카드를 제시했지만, 마요르카는 리켈메 완전 영입에 추가 선수 임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양 측은 2주간 이야기를 나눴으나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
결국 아틀레티코도 고민에 빠졌다. 스페인 '렐레보' 소속 마테오 모레토 기자도 두 구단은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이적 협상이 얼어붙은 상태라고 전했다. 여기에 이강인의 바이아웃이 2500만 유로(약 346억 원)까지 올랐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오면서 갈수록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엘 골 디히탈 역시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이적은 교착상태에 접어들었다. 지금으로서는 그가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라며 "아틀레티코는 이적시장에서 더 나은 옵션을 찾았다. 그들은 이강인 영입에 2000만 유로(약 277억 원)를 쓰고 싶지 않아 한다. 이것이 마요르카와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아틀레티코의 다음 타깃은 사무엘 추쿠에제(24, 비야레알)다. 그는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을 갖춘 측면 공격수로 이강인과 같은 왼발잡이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이기도 한 그는 올 시즌 리그 37경기 6골 5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를 통틀어 1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물론 추쿠에제 역시 비야레알의 핵심 자원인 만큼, 쉽게 품을 수 없을 전망이다. 엘 골 디히탈은 "아틀레티코의 플랜 B는 추쿠에제다. 그 역시 더 큰 팀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면서도 "비야레알이 상당한 금액을 요구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아틀레티코가 이강인 영입 경쟁에서 발을 뺀다면, 그의 다음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PL)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절친' 구보 다케후사가 있는 레알 소시에다드도 이강인을 노리고 있으나 2000만 유로가 넘는 이적료를 선뜻 지불하기는 어렵다.
자금력을 갖춘 PL 팀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 한 시즌에만 49억 파운드(약 8조)를 쓴 PL에서 2000만 유로는 전혀 비싼 금액이 아니다. 지난겨울부터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톤 빌라를 비롯해 토트넘 홋스퍼, 번리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강인이 올 시즌 보여준 활약을 고려하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액수다. 마요르카 에이스로 발돋움한 그는 리그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OK 디아리오는 그를 향해 '지난 10년 마요르카에서 가장 위대했던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이강인은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화려한 드리블로 리그를 휩쓸었다. 그는 드리블 돌파 90회를 기록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112회)에 이어 라리가 최다 드리블 성공 2위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4위에 달한다. 게다가 드리블 성공률은 72.6%로 비니시우스(42.1%)의 두 배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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