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의 앞 글자는 ‘G’가 아니라 ‘K’인데.(웃음). 졸지에 영어 앞글자가 바뀌었네요.”
레전드 정글러가 아닌 지도자 ‘스코어’ 고동빈을 상징하는 말은 다름 아닌 ‘고밸류’픽이다. 초중반 라인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중후반 조합의 밸류를 기반으로 확실하게 승리를 챙겨왔다. 고동빈 감독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 2022 서머에 이어 2023 스프링까지 두 시즌 연속 LCK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동빈 감독의 중국어 병음 표기를 따라 GDB로 불리는 고 감독의 고밸류픽은 LCK 뿐만 바다 건너 LPL에서도 밈이 되고 있다.
젠지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1라운드 T1과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도란’ 최현준과 ‘페이즈’ 김수환이 1, 3세트 팀의 캐리를 책임지면서 라이벌전 승리에 일조했다.이로써 젠지는 개막 2연승(2승 무패 득실 +2)으로 3위로 1주차를 마감했다.
이날 경기서 고동빈 감독은 자신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고밸류픽을 꺼내들었다. 1세트 루시안-나미나, 2세트 케일 등 고밸류픽을 라이벌 T1전에서 과감하게 기용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고동빈 감독은 “LCK에서 가장 경계되는 T1을 결승전에서 많이 이겼지만, 정규시즌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이긴 것 같다. 이번 승리 경험이 앞으로 크게 작용할 것 같아 너무 좋다”고 승리를 만족했다.
1세트 루시안-나미 카드에 대해 고 감독은 “루시안-나미 같은 경우 스프링 시즌 어느 정도 연습을 해둔 픽이다. 조합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봇 듀오 선수들이 MSI를 갔다 온 이후 솔로랭크에서 열심히 연습하면서 준비했다. 스크림 결과가 좋아서 나오게 됐다”고 답했다.
2세트 ‘케일’픽에 대한 물음에 고동빈 감독은 “이번 경기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새각한다. 다이브 상황에서 킬 교환이 나왔지만, 라인 상황도 안 좋아지고, 어떤 챔프였어도 그 상황이 되면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케일’픽에 대한 평가를 유보해달라는 부탁을 전했다.
라이벌 T1과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에 대해 그는 ‘드레이븐’과 베테랑 정글러 ‘피넛’ 한왕호의 리더십을 꼽았다.
“1세트를 루시안-나미로 이겼지만, 2세트는 드레이븐을 선택해 패했다. 스크림에서 모습보다 대회에서 공격적으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드레이븐을 쓰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점이 컸다. 여기에 2세트를 일방적으로 패한 뒤 불리할 수 있었던 3세트를 ‘피넛’ 한왕호가 콜도 잘 해주면서, 침착하게 팀을 이끌어줘 이겼다고 생각한다.”
고동빈 감독은 “T1은 우리에게는 최종 보스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T1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겼을 때 기분은 다른 1승 보다 더 의미있고, 좋다”고 웃으면서 “다음 상대는 현재 1위 팀인 광동이다. 광동은 ‘씨맥’ 감독의 말처럼 늦게 만나야 좋은 팀인데 우리는 조금 빨리 만나는 것 같다. 1위 팀을 상대하기에 긴장을 많이 하겠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막 주차에서 쉽지 않는 상대들에게 2승을 올렸다. 경기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팬 분들의 많은 응부탁드린다”는 각오와 감사 인사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