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상과 주민규(이상 울산 현대)가 나란히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앞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엄원상은 홀로 3골에 기여했고 주민규는 환상적인 논스톱 터닝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엄원상과 주민규는 10일 오후 6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 홈경기에서 맹활약, 울산의 5-1 대승에 기여했다. 둘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앞에서 무력시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 17분 강윤구 대신 투입된 엄원상은 이날 팽팽하던 경기 흐름을 울산으로 급격히 기울게 만들었다. 전반 29분 바코가 박스 왼쪽으로 찔러주는 공간 패스를 내주자 엄원상이 달려들어 상대 골키퍼 김동준보다 먼저 공을 낚아챘다. 그러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 결국 키커로 바코가 전반 31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엄원상은 후반 7분 일본인 선수 에사카 아타루의 K리그 데뷔골까지 만들어냈다. 오른 측면을 돌파한 엄원상은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아타루를 보고 크로스를 올렸고 아타루의 정확하게 헤더로 마무리했다. 시즌 3호 도움을 올린 엄원상이다.
엄원상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1분 후인 후반 8분 엄원상은 직접 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아래서 공을 잡은 엄원상은 홀로 제주 진영을 돌파했고 김동준이 다가서자 재치있게 반대쪽 골대로 공을 밀어넣었다. 엄원상은 후반 31분 다시 교체돼 나갔지만 이날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엄원상은 오는 16일과 20일 각각 부산과 대전에서 갖는 페루, 엘살바도르와 A 매치 친선전을 앞두고 가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엄원상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아직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엄원상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황선홍호는 오는 15일과 19일 중국를 상대로 두차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최전방에 있던 주민규 역시 돋보였다. 여러 차례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던 주민규는 후반 25분 4-0으로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바코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른발로 컨트롤 한 뒤 공이 떨어지기 전에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주민규의 슈팅이 터지자 마침 TV 화면에 클린스만 감독이 웃는 모습이 비치면서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민규는 이 골로 이번 시즌 가장 먼저 두자리수 골을 터뜨렸다. 지난 2021년 22골, 2022년 17골을 넣으며 3연속 두자리수 득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주민규는 시즌 10호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대표팀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특히 주민규가 보여준 터닝 슈팅은 클린스만 감독이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서 한국을 상대로 기록한 골과 닮은꼴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골문 앞에 있던 독일 공격수 클린스만은 땅볼 크로스가 오자 오른발로 공을 살짝 띄운 뒤 왼발 터닝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바 있다. 독일은 클린스만의 멀티골 포함 전반에만 3골을 몰아쳐 후반 황선홍과 홍명보가 추격골을 기록한 한국을 2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시켰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