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두는 경기를 뛰지 않았다. 정말 신이 한 번 딱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정도 경기력라면 사실 7위도 힘들 것 같다.”
‘두두’ 이동주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달리 곧바로 그의 본심이 터져나왔다. 승패를 떠나 약속된 팀 플레이와 경기력을 끌어내지 못한 선수들에게 진지하게 광동이 개막전에서 보여준 문제점들을 열거하면서 목청을 높였다. 김 감독은 “스텝업이 필요하다”고 서머 시즌 성적을 내기 위한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광동은 8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디알엑스와 1라운드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두두’ 이동주가 크산테로 1세트 만장일치 POG에 선정됐고, ‘태윤’ 김태윤이 노데스 캐리로 2세트 POG에 선정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대호 광동 감독은 “이겼지만 진짜로 승리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 경기력이 이 정도라면 서머 시즌도 힘들것 같다. 7등도 힘들 수 있다. 오늘 승리는 운이 좋았다”면서 “그래서 더 스탭업(발전) 할 수 있게 조금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물론 시즌 첫 경기 승리에 대해 팀 내에서는 자축도 하고, 기분도 내 보갰다”며 시즌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경기력에서 드러난 아쉬운 점을 묻자 김 감독은 “1세트와 달리 2세트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7위도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솔직히 2세트도 드래곤과 전령을 컨트롤 하는 시점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호흡 미스로 실수가 계속 나왔다. 상대가 신인이고, 경험이 부족해 100% 이길 수 있는 상황의 한타만 설계해서 이겼을 뿐이다. 조금 실력이 있는 팀들을 상대로는 어려울 수 있다”며 “1세트 역시 우리가 운영을 하고, 상대가 운영을 하지 않아 모든 선택을 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진 상황에서 싸움을 패하더라. 호응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아무 반응이 없으니 대패를 하는 것이다. 정말 이번 경기는 신이 도왔다. 직접 내려와서 도와줬다. 아쉽지만 오늘 두두는 경기를 뛰지 않았다. 신이 내려와서 한 판 해줬다”며 ‘두두’ 이동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준’ 윤세준과 ‘모함’ 정재훈을 병행 기행하고 있는 서포터 포지션과 관련한 질문에는 날선 발언으로 선수들의 경각심을 자극했다. 김 감독은 기회를 줘도 살리지 못하면 선수단 전체를 위해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수를 되풀이하고, 개선되지 않는 선수를 기용하는 건 자신에게도 ‘직무유기’라면서 답답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서포터 포지션도 (빠른 시간안에) 확정하고 싶다. 하지만 1세트 같은 실수를 계속 보여준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두 번 세 번 반복하는데도 기용을 고집한다면 그것대로 감독의 일을 안 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최선을 다해 준 선수가 잘 할 수 있도록 돕겠지만, 한계치가 어쩔 수 없다고 느껴진다면 다른 4명의 노력을 헛되게 할 수 없어, 다른 방책을 생각할 것 같다.”
끝으로 김대호 감독은 “서머 시즌을 준비하면서 치른 준비기간은 한달 정도다. 즉 스크림을 한 달간 한 성장 보다는 대회 기간인 세달간의 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지금 현재 개막전을 치르고 난 뒤 느낀 전력은 7등이다. 7등을 못할 수도 있다. 앞으로 3개월간 성장하면서 다음 단계로 거듭나 6등, 5등, 4등, 1등까지 바라볼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