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는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 센터에서 오세근-김선형의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올 시즌 새롭게 SK의 유니폼을 입은 오세근의 입단 기자회견. SK는 지난달 18일 “자유계약선수(FA) 오세근과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7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오세근의 SK이적이 주목받는 것은 SK에 김선형이 있기 때문이다. 오세근과 김선형은 중앙대 07학번 동기로 2006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52연승 무패 신화를 이뤘던 사이다. 2010년에는 중앙대의 25전 전승 대학리그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오세근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선형은 2순위로 각각 KGC, SK 유니폼을 입으며 헤어졌다. 오세근은 데뷔와 함께 KGC를 우승 시키며 신인왕에 오르는 등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하며 우승 4회에 정규경기 MVP 1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를 차지했다.
김선형 또한 SK 원클럽맨으로 뛰며 우승 2회에 정규경기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를 수확했다. 둘은 최근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펼치며 우승을 주고받는 등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김선형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챔프전 보다 많이 찾아주신 것 같다. (오)세근형이 와서 기쁜 김선형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정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FA이기 때문에 신중했다. 세근형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아 전화를 한 번했다. 기도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오세근은 “물론 (김)선형이의 전화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렸을 때 추억을 돌아보게 됐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나이는 들었지만 더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잘 이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2-2023 챔피언결정전서 팀의 핵심으로 대결을 펼쳤던 상황에 대해 오세근은 “말도 안되는 개똥슛이 다 들어갔다. 개똥 같았다. 선형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경기서 잘 이뤄지지 않았다. 개똥슛도 좀…”이라면서 “7차전에서도 말도 안되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결국은 제가 우승을 했기 때문에 특별히 미워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김선형은 “항상 중요한 순간에 세근형이 리바운드를 잡거나 골을 넣더라. 그래서 더 존경하게 됐다. 챔피언 결정전 동안 동기부여가 잘 됐다. 7차전에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52연승 무패행진을 벌였던 시절에 대해 회상을 부탁하자 김선형은 “52경기 동안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20점 이상 승리해야 하는 부담도 컸다. 그렇지 않다면 감독님께 혼났다. 프로에 왔으니 그런 상황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챔피언 결정전에 나왔던 모습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좋으실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오세근은 “대학 때는 항상 즐거웠다. 볼 잡으면 함께 뛰고 수비를 펼쳤다. 말도 안되는 힘이 얼아났다. 여러 선수들이 함께 하면서 좋은 성과를 만들었다. 운동도 정말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나이가 들었지만 어린 시절의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고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아진 평가에 대해서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김선형은 “노인즈라는 말에 더 글로리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언제까지 어려. 내년에도 어려!’라는 말이 생각난다. 챔프전 미디어데이 때는 문동은이었지만 지금은 박연진으로 빙의했다. 노인즈에 MVP가 모두 속해있다. 같이 뛴 5년간의 기억을 저격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한다. 저희 팬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오세근은 “추억만 회상하는 것은 분명 부담이 된다. 나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부담을 이겨내 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인즈’와 챔프전에서 얻은 ‘마케킹’에 대해 김선형은 “노인즈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부즈’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즈’는 절대 끼고 싶지 않다. ‘마네킹4’의 역할도 재미있게 해냈다. 프로스포츠의 묘미이기 때문에 둘다 타격은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준용의 이적으로 전주 KCC와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된 것에 대해 김선형은 “세근형이 오고 (최)준용이가 이적했다. 붙어봐야 알 수 있다. KT와 LG도 전력이 좋아진 것 같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오세근은 “SK농구가 달리는 농구라는 말씀을 듣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끊임 없이 뛰는 것이 아니다. 제가 그동안 늘 해왔던 농구는 모든 지도자분들에 맞춰 펼쳤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농구에 잘 맞출 수 있다. 특별한 부담은 없다. 잘 맞춰간다면 저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좋은 모습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