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득점왕' 주민규(33, 울산현대)는 정녕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울산은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에서 주민규의 결승골이 터져 홈팀 수원FC를 3-1로 이겼다. 울산(13승2무2패, 승점 41점)은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며 선두를 달렸다. 수원(승점 18점)은 9위를 유지했다.
울산은 전반전 윤빛가람에게 선제골을 먹고 끌려갔다. 후반 24분 마틴 아담의 동점골이 터져 균형을 이뤘다. 후반 32분 교체로 투입된 주민규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주민규가 윤빛가람의 마크를 뿌리치고 골을 넣었다.
시즌 9호골을 넣은 주민규는 나상호(8골)를 제치고 득점선두에 올랐다. 추가시간 바코의 추가골까지 나오며 울산이 대역전승을 이뤘다.
경기 후 주민규는 “전북전이 끝나고 다음 경기라 부담스러웠다. 선수들이 하나가 돼 역전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 굉장히 좋은 경기였다”며 만족했다.
대표팀 탈락이야기가 나오자 주민규는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 5일 발표된 축구대표팀 명단에서 공격수 황의조, 조규성, 오현규가 포함됐지만 주민규는 탈락했다.
벤투 감독 시절 수차례 득점왕을 하고도 외면받은 주민규다. 세계적 공격수출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와서 직접 골장면까지 본 선수가 주민규였다. 황의조와 조규성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규는 K리그1 득점선두를 달리며 어느 때보다 칼을 갈았지만 이번에도 대표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클린스만은 "K리그에는 더 많은 득점을 올리는 선수들이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대한 점이 있다"고 주민규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클린스만이 원하는 공격수의 자질에서 주민규는 대체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주민규는 “솔직히 굉장히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기대했는데 실망감도 컸다. 실망감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었다. 오늘 경기도 있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타팀 팬들도 연락이 오셔서 아쉽다고 하신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격수출신 클린스만이 부임하면서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주민규다. 아무리 골을 넣어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는 것일까. 주민규는 “경기장에서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홍명보) 감독님이 지시한 부분을 이행한다면 바깥에서도 좋게 봐주실 것”이라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아쉽지만 주민규는 울산의 2연패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대표팀이 되든 안되든 동기부여는 항상 있다. 울산에 온 것은 많은 우승컵을 들기 위해서다. 대표팀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갈 수도 있고 안갈 수도 있다”며 못내 아쉬움을 달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