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표팀을 만나는 '김은중호'는 1981년 최순호(61)의 맹활약을 기억해야 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5일 오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으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이번 상대는 이탈리아 대표팀이다.
이탈리아는 이 대회 조별리그서 브라질을 3-2로, 도미니칸 도미니카 공화국을 3-0으로 제압했다. 비록 나이지리아에 0-2로 패배했지만,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차례로 잉글랜드(2-1 승), 콜롬비아(3-1 승)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잠시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42년 전인 1981년 U-20 월드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FIFA 월드 유스 챔피언십 오스트레일리아 1981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던 대회 한국은 브라질, 루마니아, 이탈리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한국의 조별리그 1차전 상대는 이탈리아였다. 그리고 이 경기는 최순호의 '인생 경기'로 알려지게 됐다.
1981년 10월 3일 열렸던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최순호는 '원맨쇼'를 선보였다. 최순호는 이 경기에서 홀로 2골 2도움을 기록,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이탈리아를 4-1로 제압하는 데 앞장섰다. 이후 한국은 루마니아에 0-1 패배, 브라질에 0-3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지만, 이탈리아전 승리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이번 대회 한국은 '골짜기 세대'라고 불렸다. 하지만 하나 된 팀워크로 준결승 신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만나게 된 이탈리아는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한국은 1981년 완승에 이어 2000년 일본에서 열렸던 신년 청소년대회서도 이탈리아를 1-0으로 제압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맞대결에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
조심해야 할 선수는 등번호 10번의 '에이스' 토마소 발단치다. 발단치는 엠폴리 FC 소속의 2003년생 공격형 미드필더로 2022-2023시즌 리그 26경기에 출전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발단치는 현재 이탈리아 20세 이하 대표팀 소속으로 2023 FIFA U-20 월드컵에 나서고 있으며 지금까지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해 3골을 기록 중이다.
발단치만 막다가는 큰코다친다. 이탈리아의 플레이메이커는 발단치지만, 해결사는 8번 체사레 카사데이다. 카사데이는 미드필더지만, 6골 2도움을 몰아치며 이탈리아의 준결승 진출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기를 앞두고 5일 대한축구협회(KFA)와 인터뷰를 진행한 측면 수비수 배준서는 상대의 전력 평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지리아는 힘과 스피드를 가졌지만, 전력 분석을 통해 제가 사이드에서 협력 수비를 통해 막기로 미리 이야기했다"라며 철전한 팀 단위 전력 분석을 통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준서는 "다시 상대의 전력을 분석해 다 같이 준비해 이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결승 진출을 둔 진검승부는 오는 9일 오전 6시에 열린다. 한국 대표팀이 다시 한번 이탈리아에 굴욕을 선사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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