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는 5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삼프도리아와 2022-2023시즌 세리에A 38라운드 최종전서 승리를 거뒀다. 유종의 미를 거두며 시즌을 마무리 했다.
이번 경기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고별전이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을 내려놓은 채 온전히 휴식을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나폴리도 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스팔레티 감독을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이날 경고 누적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김민재는 킥오프 전 2022-2023시즌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 트로피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두 손을 들어 홈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또한 김민재는 MVP 흐비차 크바라첼리아·최우수 공격수 빅터 오시멘과 함께 한 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의 마지막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작년 여름 나폴리에 합류한 지 1시즌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칼치오 나폴리'는 "아디오(addio) 김민재"라며 그에게 미리 작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나폴리 팬들도 김민재가 걸어 나오자 환호성을 터트렸다. 팬들은 그가 박수와 손인사를 건네자 "KIM! KIM! KIM! KIM!"을 외치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33년 만의 스쿠데토를 이끈 김민재를 향한 나폴린 팬들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장내 방송에서 김민재를 호명하고 김민재가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에 운집한 나폴리 팬들은 "KIM" "KIM"을 연호했다.
나폴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핵심 수비수였던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이적하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민재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영입했다. 현지에서 김민재를 조명할 때 쿨리발리가 계속해서 언급됐던 이유다.
김민재는 세리에 A 이적 첫해부터 쿨리발리 자리를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안정적인 수비로 33년 만에 나폴리에 스쿠데토를 안겼다.
이 모든 성과를 나폴리 입단·빅리그 진출 첫 시즌 만에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자신을 향했던 현지 의구심을 시즌 내내 기복 없는 최고의 수비력으로 털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김민재는 지난해 7월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에 입단하며 처음으로 유럽 빅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핵심 수비수였던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그 공백을 메울 수비수로 낙점받았다. 이적료는 겨우 1810만 유로(254억 원)였다.
이적 당시 현지에선 기대보다 의문부호가 더 컸던 게 사실이었다. 빅리그 경험이 없던 데다 쿨리발리의 존재감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의구심에 대한 김민재의 대답은 데뷔 2달 만의 ‘이달의 선수상(9월)’ 수상이었다. 이 역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영예였다.
시즌 초 반짝 활약도 아니었다. 김민재는 매 경기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나폴리 수비진의 핵심 입지를 굳혔다. 올해 3월에는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또 올랐다. 수비수 역대 최초 이달의 선수상 2회 수상은 아쉽게 무산됐으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세리에A 시즌 평점에서도 꾸준히 베스트11 자리를 지켰다. 시즌 내내 꾸준하게, 또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나폴리가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무려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도 김민재가 핵심이 된 수비가 꼽혔다.
나폴리에서 김민재의 커리어는 1시즌 만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김민재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나폴리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할 때 6000만 유로(841억 원)에 이르는 바이아웃 조항을 넣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를 활성화해 김민재를 영입할 것이라는 뜻이다. 해당 조항은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활성화된다.
5일 키스키스라디오 등 현지 매체들은 "김민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간다"고 확신했다.
삼프도리아와 리그 최종전은 김민재에게 나폴리에서 고별전이 될 수 있었으나,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볼로냐와 경기에서 시즌 5번째 경고를 받아 누적 경고 5회에 따른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나 조기 귀국하는 대신 마지막까지 나폴리 선수단과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재는 경기가 끝나고 진행된 세리에A 우승 세리머니에 밝은 얼굴로 참석했다.
나폴리는 최종전을 2-0 승리로 마무리했다. 후반 19분 빅터 오시멘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40분 지오반니 시메오네가 추가골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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