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의 품격' 이승원, 또또또또 택배 크로스로 한국 구했다...15.7km 뛴 '산소 탱크'

이승원(20, 강원FC)이 '주장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무려 15.7km를 뛴 것도 모자라 이번에도 택배 크로스를 배달하며 한국을 구해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5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9년 대회 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아시아 역사를 새로 썼다.

치열한 승부였다. 한국은 슈팅 숫자(22 대 4)와 점유율(46 대 32)에서 크게 밀렸지만, 짠물 수비로 나이지리아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나이지리아가 기록한 유효슈팅은 단 3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한국 수비가 위협적인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국은 0-0으로 정규 시간을 마친 뒤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세트피스 한 방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이 왼쪽에서 감아올린 코너킥을 최석현이 머리로 절묘하게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한국이 터트린 유일한 유효슈팅이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지난 에콰도르전 결승골과 판박이였다. 당시에도 이승원이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렸고, 최석현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승원은 이번 대회에서 코너킥으로만 무려 4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그는 프랑스전과 온두라스전에서도 각각 이영준, 박승호의 헤더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한국이 이처럼 '실리 축구'로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이승원의 공이 크다. 그는 정확한 크로스로 최석현의 골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무려 15.7km를 뛰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이승원은 연장 120분을 모두 소화하고도 마지막까지 '산소 탱크' 같은 모습을 자랑하며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최석현 역시 경기 후 득점 장면을 되돌아보며 "(이)승원이가 너무 잘 올려줬다. 그 덕분에 잘 넣을 수 있었다"라며 그에게 공을 돌렸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이승원은 중원은 물론이고 좌우 측면까지 넓게 오가며 경기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그는 이외에도 피파울 3회, 지상 경합 승리 4회(4/8), 공중볼 경합 승리 1회(1/1), 가로채기 2회 등을 기록하며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김은중 감독이 그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는 이유를 똑똑히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제 이승원이 넘어야 할 다음 상대는 이탈리아다. 김은중호는 오는 9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에스타디오 우니코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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