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김포FC는 4일 김포솔터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 2023 15라운드 충북청주와 경기서 1-2로 패했다. 비록 패배의 아픔을 맛봤지만 관중들의 치열한 응원을 받아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을 펼쳤다.
2013년 김포시민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김포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합류했다. 프로 첫 시즌에 선전했다. 10승 11무 19패 승점 41점을 기록했다.
11개 팀 중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다만 세부 기록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김포는 리그 40경기에서 39득점-65실점을 마크했다. 경기당 한 골을 터뜨리는 데도 실패했다. 0.98골을 넣는 데 그쳤다. 수비에서는 경기당 1.63실점을 기록했다. 김포의 창끝은 무뎠고, 방패는 허술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포는 완전히 달라졌다. 12경기 동안 무패행진을 내달렸다. K리그 2 역대 3번째 기록이다. 경기당 1골 이상을 넣고 있다. 또 짠물수비를 펼치는 중이다. 선수들은 쉴새 없이 뛴다. 뛰고 또 뛴다. 이날 충북청주와 경기서도 김포 선수들은 쉴새 없이 뛰었다. 벤치에서 고정운 감독의 강력한 지시를 바탕으로 골키퍼도 좀처럼 경기 흐름을 늦추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팬들을 위해서다. 이날 김포솔터구장에는 3121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가족단위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던 것.
"최강!김포!" 등 응원을 제외하면 상대 선수에 대한 특별한 야유도 없고 그라운드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일반적인 K리그 경기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김포 고정운 감독은 "우리 팬들께서는 가족들이 경기장을 함께 찾으신다. 관중문화가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욕설도 거의 없고 응원을 보내 주신다. 다른 구단과는 다른 응원 문화를 가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포 신도시에 위치한 경기장 위치와 창단 이념까지 가족같은 팀을 만드는 것이 김포의 목표다.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일단 선수단이 완전히 변했다. 고 감독은 팀을 조직적으로 변화 시켰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지만 고정운 감독은 선수들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엄살 부리지 않고 쓰러지면 곧바로 일어나는 것이 김포의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김포 구단도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역설 및 비방 자제를 부탁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가족단위 팬들을 위해서다. 즐거운 기억을 갖고 축구장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김포의 목표다.
특히 김포 김병수 시장과 김포FC 홍경호 대표는 서포터스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정운 감독의 이야기는 더욱 특별했다. 고 감독은 “우리는 경기장에서 지루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지 않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팬들과의 스킨십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그런 부분을 강조했고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