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다시 한번 김민재(27, 나폴리) 영입에 도전했다. 그러나 기차는 이미 멀리 떠난 뒤였다.
이탈리아 '칼치오 나폴리24'는 3일(이하 한국시간)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 소속 프란체스코 모두뇨 기자의 말을 빌려 "김민재는 맨유로 간다.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그를 맨체스터에서 빼내려 했지만, 실패했다"라고 보도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토트넘이었다. 매체는 "토트넘 역시 김민재와 계약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토트넘을 거절하고 맨유로 이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폴리와 작별이 유력하다. 그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 합류하자마자 칼리두 쿨리발리의 빈자리를 완벽히 지워냈고,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작년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A 이달의 선수에 이름을 올리며 역사를 쓰기도 했다.
나폴리도 무려 33년 만에 리그 정복에 성공했다. '푸른 철기둥'으로 등극한 김민재는 단단한 수비로 팀의 리그 최소 실점을 이끌며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구단 통산 3번째 리그 우승이자 디에고 마라도나 없이 일궈낸 첫 스쿠데토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세리에 A 최고 수비수도 당연히 김민재의 차지였다. 그는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오른 팀 동료이자 주장 조반니 디 로렌초와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를 따돌리면서 데뷔 시즌부터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이 역시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이다.
자연스레 주가는 폭등했다.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은 5000만 유로(약 701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그를 데려가려는 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폴리 역시 재계약을 통해 그를 붙잡으려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이적은 시간문제인 셈.
모두뇨 기자는 "김민재는 일요일에 모든 팀 동료들과 함께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 있을 것이다. 그는 징계를 받았지만, 경기장을 찾는다. 나폴리에서 마지막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가 유력하다. 수비 보강을 꿈꾸는 맨유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 맨유는 김민재가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뛰던 시절부터 그를 관찰했으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카우트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뿐만 아니라 토트넘 역시 김민재 영입에 도전했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모두뇨 기자는 "김민재는 바이아웃 조항을 통해 곧 프리미어리그로 간다"라며 "토트넘도 김민재를 영입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맨유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토트넘이 김민재를 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트넘은 약 3년 전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에도 김민재 영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돈을 아끼다가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무리뉴 감독은 추후 AS 로마 사령탑을 잡은 뒤 "나는 토트넘 시절 김민재를 원했고, 그와 영상통화도 했다. 당시 베이징은 1000만 유로(약 140억 원)를 요구했다. 700만 유로(약 98억 원)에서 800만 유로(약 112억 원)면 그를 영입할 수 있었지만, 토트넘은 500만 유로(약 70억 원)만 제시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실력을 증명하자 다시 한번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1000만 유로 가지고는 어림도 없지만, 그만큼 그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
하지만 김민재로서는 토트넘을 택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맨유와 달리 8위로 시즌을 마친 토트넘은 유럽대항전에 아예 나서지 못한다. 심지어는 감독도 단장도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맨유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지도 아래 팀을 단단히 만들어 나가고 있다. 부임 첫 해부터 리그컵을 우승하며 6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재정 면에서도 토트넘에 전혀 꿀리지 않는다.
결국 김민재는 토트넘이 아닌 맨유 이적에 가까워지고 있다. 3년 전 하늘이 내린 기회를 놓친 토트넘으로서는 이제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그를 적으로 만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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