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가 사실상 이강인(22) 붙잡기를 포기한 모양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마저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마요르카는 5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시에서 열리는 2022-2023시즌 라리가 최종전에서 라요 바예카노와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마요르카는 승점 47점으로 리그 12위, 라요는 승점 49점으로 리그 10위에 올라 있다. 두 팀 모두 유럽대항전 진출 또는 생존 싸움 등 큰 동기부여가 없는 경기다.
다만 이강인에게는 나름 의미를 갖는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번 경기는 그의 마요르카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제 더 큰 팀으로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 마요르카와 결별은 사실상 시간문제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마법사와 작별할 시간'이라는 표현을 쓰기까지 했다.
이강인을 원하는 팀은 한두 곳이 아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 나폴리, 레알 베티스 등 쟁쟁한 팀들이 그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00만 유로(약 238억 원)에서 2000만 유로(약 28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바이아웃 조항도 있기에 이적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아틀레티코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지난겨울에 이어 다시 한번 이강인 영입에 도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1000만 유로(약 140억 원) 이상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경쟁자가 늘어나자 빠르게 마요르카 설득에 나섰다.
스페인 'OK 디아리오'에 따르면 아틀레티코는 추가 이적료 또는 팀 내 최고 유망주 로드리고 리켈메 임대 카드를 제시했다. 마요르카 역시 리켈메 임대를 바라고 있으며 양측은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체는 "아틀레티코는 현재 이강인 영입 제안을 보낸 유일한 팀"이라며 "그들은 자금력에서 앞서는 뉴캐슬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기레 감독도 더 이상 이강인을 붙잡을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라요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이 언제 떠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기레 감독은 "축구에서는 놀라운 일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내일 누가 강등당할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그런 경험이 있다.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시즌 시작 하루 전에 선수를 빼앗긴다. 레알 사라고사와 레가네스 시절 그랬다"라며 "이강인이 떠나거나 남거나...무슨 일이 일어나길 기다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강인 이적 역시 내 책임이 아니다. 나는 선수단 구성에 관여하지 않는다. 파블로 오르텔스 단장과 구단을 믿는다. 끝까지 기다리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기레 감독은 마요르카와 계약을 1년 연장했다. 그는 2024년 6월까지 팀을 이끈다. 그는 "재계약을 맺게 돼 기쁘다. 우리는 모든 것에 동의했고, 2분 안에 모두 해결됐다"라며 "나는 1년 이상 계약한 적 없다. 연장 조항도 없다. 우리가 잘 나가고 만족스럽다면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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