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22, 셀틱)가 셀틱의 우승에 단단히 기여했다.
셀틱은 4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홈구장 햄든 파크에서 개최된 ‘2023 스코티시 FA컵 결승전’에서 인버니스 CT를 3-1로 격파했다. 셀틱은 프리미어십 우승에 이어 리그컵과 FA컵까지 제패하면서 ‘3관왕’을 달성했다.
후루하시 쿄고의 선제골과 오현규의 교체투입이라는 셀틱의 필승공식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후루하시는 전반 38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셀틱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 오현규도 출전기회를 잡았다.
셀틱이 1-0으로 앞선 후반 14분 후루하시가 빠지고 오현규가 교체로 투입됐다. 오현규는 셀틱의 추가골에서 시발점 역할을 했다. 후반 30분 셀틱의 역습 상황에서 오현규가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를 잡아 연계를 한 뒤 넘어졌다. 동료들이 빠른 패스로 티키타카를 한 뒤 아바다가 가볍게 추가골을 밀어 넣었다. 셀틱이 2-0으로 달아나 우승을 굳힌 결승골이었다.
주심은 오현규가 패스를 찔러주고 넘어지기 직전에 오프사이드가 아닌지 비디오판독을 실시했다. 느린 화면에서 오현규가 절묘한 타이밍에 패스를 주는 장면이 그대로 잡혔다. 결국 셀틱의 쐐기포는 득점으로 인정이 됐다. 셀틱 홈팬들은 환호했다.
오현규의 축구인생은 1년 만에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지난 시즌 극장골로 수원의 강등을 막은 오현규는 K리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현규는 아쉽게 카타르 월드컵 멤버에서 탈락했지만 예비멤버로 발탁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월드컵에서 소중한 경험이 오현규의 미래를 바꿨다. 오현규는 지난 1월 명문 셀틱의 입단제의를 받았다. 수원 구단이 만류했지만 오현규의 유럽무대 진출 의지는 확고했다. 셀틱 역시 오현규의 연봉을 올리며 진지하게 영입을 추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시즌 중반에 합류한 오현규는 슈퍼서브로 리그 6골을 넣으며 셀틱의 우승에 단단히 기여했다. 이어 오현규는 리그컵과 FA컵까지 무려 세 개의 우승 트로피를 맛봤다. 한국선수로서 유럽에서 흔치 않은 경험을 5개월 만에 모두 맛봤다.
이제 시즌을 마친 오현규는 귀국해 16일 페루와의 평가전에 대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스코틀랜드까지 직접 날아가 오현규의 기량을 살피기도 했다. 클린스만은 “오현규가 바디랭귀지까지 써가며 경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눈도장을 찍고 왔다.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불과 5개월 만에 오현규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