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7, 나폴리)가 하늘색 유니폼 대신 붉은 유니폼을 입을 준비를 마쳤다. 그가 나폴리와 작별 인사를 마무리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칼치오 나폴리24'는 3일(이하 한국시간)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 소속 프란체스코 모두뇨 기자의 말을 빌려 "김민재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제의를 거절하고 맨유로 향한다"라고 보도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세리에 A를 완전히 정복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 합류하자마자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작년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A 이달의 선수에 이름을 올리며 역사를 쓰기도 했다.
리그 제패에도 성공했다. '푸른 철기둥'으로 등극한 김민재는 단단한 수비를 펼치며 팀의 리그 최소 실점을 이끌었고, 그 덕분에 나폴리는 무려 33년 만에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통산 3번째 리그 우승이자 디에고 마라도나 없이 일궈낸 첫 스쿠데토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세리에 A 최고 수비수 역시 김민재의 몫이었다. 세리에 A는 지난 2일 '2022-2023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팀 동료이자 주장 조반니 디 로렌초와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를 제치고 데뷔 시즌부터 이탈리아 무대 최고 수비수로 우뚝 섰다. 이 역시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이다.
이제 김민재는 나폴리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행선지는 바로 맨유. 그는 한 시즌 만에 정복을 마친 세리에 A를 떠나 프리미어리그로 향할 계획이다.
김민재는 오는 5일 홈구장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리는 삼프도리아와 올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나폴리 생활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고 누적에 따른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는 없지만, 경기장을 찾아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모두뇨 기자는 나폴리 훈련장 카스텔 볼투르노에서 "김민재는 일요일에 마라도나 스타디움에 있을 것이다. 그는 징계를 받았지만, 경기장을 찾는다. 아마 나폴리에서 마지막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는 바이아웃 조항을 통해 곧 프리미어리그로 간다"라며 "토트넘 홋스퍼도 김민재를 영입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맨유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맨유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모양새다. 토트넘,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여러 팀이 그와 연결됐지만, 오래전부터 김민재를 눈여겨봤던 맨유가 그를 품기 직전이다. 맨유는 그가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뛰던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으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카우트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토트넘은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김민재를 노렸지만, 돈을 아끼다가 그를 놓쳤다. 앞서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시절 김민재를 원했고, 그와 영상통화도 했다. 베이징은 1000만 유로(약 140억 원)를 요구했다. 700만 유로(약 98억 원)에서 800만 유로(약 112억 원)면 그를 영입할 수 있었지만, 토트넘은 500만 유로(약 70억 원)만 제시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3년 넘게 지난 현재, 김민재는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토트넘 이적이 무산된 후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거쳐 나폴리에 입단했고, 데뷔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찬사를 받았다.
이제 김민재의 몸값은 5배 가까이 뛰었다. 그의 바이아웃 금액은 5000만 유로(약 701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맨유는 경쟁을 피하고자 기꺼이 웃돈까지 얹어 주려는 생각으로 알려졌다. 과거 토트넘이 제시했던 가격의 10배가 넘는 액수다.
게다가 토트넘은 올 시즌 38경기에서 63골을 내주며 8위까지 추락했다. 김민재라면 이런 수비 문제를 해결해 줄 적임자이기에 후회가 클 수밖에 없다. 기회를 놓친 토트넘은 이제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그를 적으로 만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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