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가 등번호 10번에 부합하는 ‘특급 활약’을 펼쳤다. 한국의 ‘어게인 2019’ 목표를 향한 질주는 계속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에콰도르를 3-2로 제압하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9년 폴란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이 대회 8강이라는 성과를 한국이 냈다.
한국은 직전 대회 ‘준우승’ 영광을 다시 선사하겠단 각오다. 앞서 2021년 대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에콰도르전에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선수가 있다. 바로 ‘1골 1도움’을 기록한 배준호다.
4-2-3-1 포메이션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그는 전반 11분 이영준(김천상무)의 골을 도왔다. ‘택배 크로스’를 기가 막히게 올려줬다.
전반 19분엔 배준호가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박창우(전북현대)의 패스를 받은 뒤 박스 안 가운데에서 상대 수비를 개인기로 제치고 침착한 마무리로 골을 뽑아냈다.
배준호의 활약으로 이른 시간 2골을 앞서간 한국은 리드를 내주지 않고 3-2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3번째 골은 후반 3분 최석현의 헤더 득점이다. 이날 배준호는 82분을 소화했다.
드디어 배준호가 기대를 충족시키는 경기력을 보였다.
2003년생 배준호는 소속팀 대전에서 지난 4월부터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민성 감독에게 기회를 받기 시작, 대회 전까지 K리그1 7경기에 출전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K리그1 팀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선수다. 이에 대회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에서 아쉬움만 삼켜야 했다. 허벅지 내전근 상태가 좋지 못해 배준호는 프랑스와 조별리그 1차전 때 벤치만 달궜다. 온두라스와 2차전엔 선발로 나섰으나 이렇다 할 활약 없이 후반전 초반 교체 아웃됐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치른 감비아와 3차전에선 후반 교체로 뛰었다. 그리고 이날 다시 선발로 복귀, 펄펄 날며 그간의 설움을 한방에 날렸다.
배준호의 활약을 FIFA도 인정했다.
경기 종료 후 FIFA는 "배준호의 탁월한 능력이 한국을 8강 진출로 이끌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배준호는 에콰도르 수비수 다니엘 데 라 쿠르즈를 당황스럽게 만든 두 번의 뛰어난 터치를 보여줬다. 이후 2-0 스코어를 만들었다"라며 그의 활약을 자세히 설명했다.
배준호는 경기 종료 후 "예선부터 부상이 있었다. 팀원들에게 미안한 게 많았다. 잘하려 하기보다 열심히 뛰려 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수훈 선수’ 질문을 받은 김은중 감독은 "첫 경기 종료 뒤에도 이야기했다. 21명이 다같이 뛴다. 21명 한 팀으로 움직인다. 전반에 나간 선수, 후반에 뛴 선수, 교체로도 나서지 못했던 선수, 부상으로 귀국한 박승호 선수 또한 팀으로 싸웠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경기는 나이지리아에 모든 것을 맞춰야 한다. 나이지리아가 우리보다 하루 더 쉬었다. 회복에 중점을 두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오는 5일 오전 2시 30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감을 잡은 배준호가 또 한 번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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