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에 3주째 구금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 손준호(산둥 타이산)의 혐의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은 손준호가 적극적으로 당국에 협조해야 한다면서 대중을 선동하고 나섰다.
손준호는 지난달 12일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후 랴오닝성 공안 당국에 구금돼 있는 상태다. 감기몸살 증세로 파비우 감독대행의 허락을 받고 휴가를 얻었던 손준호는 가족과 함께 출국하려다 탑승게이트 앞에서 붙잡혔다.
손준호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금된 지 벌써 3주가 됐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승부조작에 가담, 불법적인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아직까지 손준호의 정확한 혐의와 어떤 수사 절차를 밟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는 1일 오전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사내 변호사를 중국으로 파견, 현지 변호사와 중국축구협회 관계자 등을 만나 손준호 관련 사건의 정확한 사안을 파악하고 있다.
중국 '시나닷컴'은 2일(한국시간) "한국인 손준호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첫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연행된 뒤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다만 손준호에 대한 정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것이 민감한 외국인 신분 때문이이며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매체는 "대반전이 최근 막 시작됐다"면서 "손준호는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아닌 자에 의한 뇌물수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알려진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벗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소셜 미디어의 글을 인용, 손준호의 수비 성공률은 90% 이상인 반면, 팀 동료 진징다오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심각한다. 2658만 위안(약 49억 원)의 '도박 자금'을 독점,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승부조작 가능성이 떨어지는 반면 진징다오는 승부조작에 관여했을 것이란 의미다.
손준호의 팀 동료 진징다오는 조선족 출신이다. 한국에는 '김경도'라는 한국명을 지닌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진징다오는 다른 3명의 동료와 승부조작 및 도박 혐의로 구금돼 있는 상태. 손준호가 한국말로 소통이 가능한 진징다오와 친했던 만큼 당연히 범죄에 연루됐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 매체는 "모두가 알다시피, 손준호와 진징다오는 아주 좋은 관계다. 그들은 둘 다 한국인이고 공통의 언어를 공유하기 때문에 함께 놀 수 있었다"면서 "손준호는 진징다오는 '큰 형'이라 불렀다. 손준호는 진징다오 때문에 이미 술을 마시는 나쁜 습관이 들었다. 진징다오는 종종 경기가 끝난 후 손준호를 데리고 술을 마시러 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매체는 "손준호는 지금 조사를 받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진징다오와 아주 친밀한 관계지만 손준호가 진징다오를 도운 승부조작 게임이 몇개인지, 얼마나 많은 '검은 돈'을 모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자백이 아주 중요하다"고 억지를 부렸다.
마지막에 이 매체는 "진징다오가 먼저 연행돼 조사를 받았고 손준호가 잠시 뒤 중국을 떠날 때 공항에서 억류됐다. 손준호를 잡기 위해서는 조금의 증거라도 있어야 한다"면서 "손준호가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말한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믿지 않을 것이라 본다. 손준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자백하면 관대하지만 저항하면 엄격한' 만큼 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일 '소후닷컴'은 한 팬클럽의 단체 채팅방 스크린샷을 입수했다고 전하며, "손준호가 지난 시즌 진징다오의 지휘 아래 중국 슈퍼리그에서 승부조작 4경기에 출전했다"고 주장했다.
진징다오가 다른 3명의 동료와 승부조작 및 도박 혐의로 구금돼 있는 상태이며 손준호가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진징다오와 친하게 지냈던 만큼 당연히 범죄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손준호의 혐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인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온갖 추측을 덧붙여 손준호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범죄인 취급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