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준(20, 김천 상무)이 이등병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트로 스타디움에서 에콰도르와 2023 FIFA U-20 월드컵 16강전서 3-2 승리를 거두면서 두 대회 연속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회 연속 8강행에 성공한 한국은 오는 6월 5일 에콰도르를 잡으면서 8강서 개최국 아르헨티나를 2-0으로 잡은 나이지리아와 격돌한다. 한국은 또한 아시아 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하면서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1승 2무로 마무리했다. 프랑스와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 2차전 온두라스(2-2), 3차전 감비아(0-0)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승점 5)은 감비아(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배준호와 결승골의 최석현 등 여러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 와중에서 빛났던 것은 최전방에서 맹활약한 김은중호의 9번 이영준.
이영준은 조별리그 1차전 프랑스전에서 헤더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그는 조별리그에서 모두 선발 출전하면서 김은중호의 9번 자리를 굳혔다.
여기에 팀내 유이한 공격수인 박승호가 2차전 온두라스전 후반에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이영준 혼자 홀로 최전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러모로 큰 부담과 체력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 그러나 에콰도르전도 선발로 나서는 이영준은 모두 이겨내고 맹활약하며 한국의 8강행을 이끌었다.
이영준은 전반 11분 배준호가 올린 크로스를 환상적인 가슴 트래핑으로 받은 이후 침착하게 원터치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선사했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기가 막힌 볼터치와 마무리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아름다운 플레이로 유명했던 아스날의 전설 데니스 베르캄프가 떠오를 정도로 우아했던 플레이.
이 장면을 제외하고도 이영준은 최전방서 에콰도르의 수비진을 괴롭히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9번에게 요구되는 특유의 버티는 플레이와 헤더 모두 일품이었다.
특히 체력도 대단했다. 후반 42분 이영준은 다시 위협적인 골 찬스를 잡고 헤더를 날렸으나 살짝 벗어났다. 그러나 매 경기 선발로 뛰는 상황서도 경기 막판까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장신에 뛰어난 연계 플레이와 헤더 결정력으로 흡사 올리비에 지루를 떠올리게 하고 있는 이영준. 베르캄프와 같은 환상골까지 터트리면서 존재감을 보여준 그가 나이지리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