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7, 나폴리)가 오는 6월 A매치 2연전에 함께 하지 못한다. 기초군사훈련 일정과 맞물린 이유에서다.
김민재 에이전시 ‘오렌지볼 관계자’는 31일 OSEN과 통화에서 “김민재가 6월 15일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다”고 말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민재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고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됐다.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은 선수는 등록 후 1년 내로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김민재는 2019년 기초군사훈련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초기였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계획을 수정했다. 지난해 여름엔 부상 수술로 훈련소에 입소하지 못했다. 당시 수술을 마친 김민재는 곧바로 예술·체육요원 등록을 마쳤다. 1년 내로 3주간 군사훈련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입소 시기가 오는 6월 중순으로 확정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내달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6월 16일 페루와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1차전, 20일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2차전을 치른다. 킥오프 시간은 두 경기 모두 저녁 8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기 때문에 해외파 전원이 소집 대상이지만 김민재는 건너뛴다.
기초군사훈련 관련 계획은 김민재 자의로 변경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김민재 측은 지난 4월 병무청에 상황 설명 포함, 한 차례 문의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도 "클린스만 감독도 김민재의 상황을 알고 있다. 병무청의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예정대로 입소한다.
김민재 입장에선 최대한 빠르게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는 것이 좋다. 세계적인 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이며 빅클럽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의 이적 적기는 다가오는 여름이다. 특히 7월 1일부터 15일까지 한시적으로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된다. 그전에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해야 이적 작업이 수월해진다.
6월 A매치를 소화하고 김민재가 훈련소에 입소하면 바이아웃 적용 기간과 겹쳐 이적 관련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색깔'이 수면 위로 드러날 이번 6월 평가전에 함께하지 못한다는 건 김민재에게 아쉬울 수 있다.
6월 A매치는 상당히 중요하다. 클린스만 감독 의중이 지난 3월 평가전 때보다 많이 반영된 명단이 발표된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때까지 한국을 이끌 예정인 그의 축구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 열린 지난 3월 A매치 땐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22카타르월드컵(한국 16강) 때 데리고 간 선수들 위주로 명단을 꾸렸다. 이번엔 다르다. 최근 몇 달간 클린스만 감독, 대표팀 코치진은 국내 무대와 유럽을 돌아다니며 한국 선수들을 체크했다.
6월 A매치에서 사실상 ‘클린스만호 1기’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하지만 김민재의 불참으로 '완전체'는 이루지 못한다.
카타르아시안컵 조추첨 후 잠시 미국에서 휴식을 취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내달 2일 한국으로 돌아와 코칭스태프들과 다가오는 2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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