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동료 해리 케인(30, 토트넘)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가장 불운한 사나이가 될 지도 모르겠다.
케인은 29일(한국시간) 리즈 유나이티드와 가진 2022-2023 EPL 38라운드 최종전에 선발 출장, 멀티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케인은 전반 2분 만에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넣어 리그 29호골을 기록했고, 후반 24분에는 3-1로 달아나는 추가골까지 넣어 리그 30호골을 채웠다.
케인이 30호골 고지를 밟은 것은 지난 2017-2018시즌에 이어 5년 만이다. 당시 케인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밀려 득점왕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케인은 자신의 단일 시즌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이적 첫 시즌 36골을 폭발시킨 '노르웨이 괴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3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단 2명 뿐이었다.
이 정도로 케인을 '불운하다'고 평가할 순 없다. 소속팀 토트넘의 순위가 급격하게 추락하면서 유럽 클럽 대항전 기회까지 놓치고 말았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경질된 지난 3월 만 해도 4위를 달리던 토트넘이었다.
추락을 거듭한 토트넘은 이날 4-1 대승을 거뒀지만 최종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케인이 이번 시즌 총 32골을 넣었지만 토트넘은 FA컵, 리그컵 등에서 탈락했다. 또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고배를 들면서 일찌감치 무관이 확정됐다.
토트넘은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 쟁탈전에서도 밀리더니 7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 컨퍼런스컵 출전권마저 날렸다. 지난 2008-2009시즌 이후 14년 만에 다시 8위로 내려섰다.
토트넘이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은 2009-2010시즌 이후 14년 만이다. 손흥민은 물론 케인에겐 첫 경험이다. 당시 토트넘은 해리 레드냅이 다시 지휘봉을 잡아 다시 4위를 차지, 2010-2011시즌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한 바 있다.
지금까지 3차례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아무런 트로피를 가지지 못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케인은 EPL 통산 득점 2위(213골)에 올라 1위인 앨런 시어러(260골)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단 1개의 우승컵도 없는 상태다. 이번 여름 케인의 행보가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