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다음 시즌에도 나폴리에서 뛰길 바란다. 그는 확실히 올 시즌 세리에 A 최고 수비수다."
루치아노 스팔레티(64) 나폴리 감독이 '괴물 수비수' 김민재(27, 나폴리) 붙잡기에 나섰다.
나폴리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스타디오 레나토 달라라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세리에A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볼로냐와 2-2로 비겼다.
나폴리는 빅터 오시멘의 멀티골로 앞서 나가다가, 후반 16분 루이스 퍼거슨에게 추격골을 내줬다. 이후 나폴리는 후반 33분 김민재를 벤치로 불러들였고, 4분 뒤 로렌초 데 실베스트리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김민재는 선발 출전해 약 78분간 경기장을 누볐다. 그는 전반 39분 옐로카드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인 리그 최종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베로나전과 아탈란타전, 올해 인터밀란전과 살레르니타나전에 이어 5번째 경고를 받으며 옐로 트러블에 걸리고 말았다.
이번 경기가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의 마지막 모습이었을 수도 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 등 여러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나폴리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그는 작년 여름 세리에 A에 입성하자마자 나폴리 핵심 수비수로 떠올랐고, 유럽 최고 센터백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5경기에 출전하며 '푸른 철기둥'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그 덕분에 나폴리는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며 33년 만에 세리에 A를 제패했다. 통산 3번째 스쿠데토이자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을 제외한 유일한 리그 우승이다.
김민재의 공이 컸다. 그는 강력한 피지컬과 빠른 속도, 뛰어난 예측력, 빌드업 능력을 앞세워 나폴리 수비를 지휘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그가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첼시)를 넘어섰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김민재는 작년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A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고, 리그 베스트 후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제 김민재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유력하다. 맨유와 뉴캐슬이 영입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UOL' 소속 브루노 안드라데 기자는 27일 "김민재는 사실상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합류가 확실하다. 뉴캐슬과 맨유가 그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라며 "이미 두 팀 모두 나폴리가 요구하는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경고를 날렸다. 결정은 김민재 손에 달렸다. 현재로서는 뉴캐슬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유럽축구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같은 이야기를 내놨다. 그는 29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맨유와 뉴캐슬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바이아웃 조항은 7월에 발동시킬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의 바이아웃 금액은 5000만 유로(약 712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맨유와 뉴캐슬 2파전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앞서 이탈리아 '일 마티노'는 김민재와 맨유 간 계약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며, 맨체스터에 그가 살 집까지 구해놨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일 머니로 무장한 뉴캐슬이 본격적으로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뉴캐슬 역시 유력 행선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를 붙잡고 싶어 한다. 그는 볼로냐전이 끝난 뒤 "김민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선수다. 그가 다음 시즌에도 나폴리에 남아서 뛰길 바란다. 그는 공이 근처에 오면 휴대폰으로 알람을 받고 즉시 상대 공격수에게 달려드는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는 오늘 종아리에 약간 문제를 느꼈다. 나는 그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교체했다. 김민재는 확실히 올 시즌 세리에 A 최고 수비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팔레티 감독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폴리를 떠날 계획이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경기 후 그가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우렌티스 회장은 "스팔레티가 안식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많은 것을 줬다. 감사하다"라며 "그는 내게 와서 모든 것을 바쳤다며 한 주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계약은 1년 남아있지만, 나는 그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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