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22, 셀틱)가 마지막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유럽 무대 첫 시즌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스코틀랜드 현지에서도 극찬이 쏟아졌다.
셀틱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셀틱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최종전 38라운드에서 에버딘을 상대로 5-0 대승을 거뒀다. 이미 통산 53번째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셀틱은 승점 99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오현규도 후반 5분 교체 투입돼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그는 3-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7분 왼쪽에서 조타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터트렸고, 후반 45분에는 골대에 맞고 나온 조타의 직접 프리킥을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두 경기 연속 득점이다. 오현규는 지난 25일 하이버니언 원정 경기에서도 골 맛을 봤고, 이날엔 아예 멀티골까지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오현규에게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평점 8.7점을 매겼다. 나란히 두 골을 넣은 후루하시 교고와 같은 점수다.
경기 후 오현규는 동료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힘차게 들어 올리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어깨에 태극기를 두른 채 홀로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라커룸에서도 파티는 계속됐다. 셀틱 선수들은 흥에 취해 노래를 부르며 단체로 춤사위를 선보였다. 오현규도 이들 사이에서 함께 기쁨을 만끽하며 열심히 영상으로 추억을 남겼다.
오현규는 지난 1월 셀틱에 합류하며 유럽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시즌 도중 이적한 만큼 적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로테이션 멤버로서 제한된 기회 속에서 자기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그는 셀틱 유니폼을 입고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경기 560분을 뛰고도 7골을 기록했다.
현지 매체도 오현규에게 합격점을 줬다. 경기 후 '셀틱 스타'는 "오현규는 비료밭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는 큰 선수이며 갈수록 더 커지고 치명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의 출전 시간 대비 득점 비율은 셀틱을 떠난 날뛰었던 그리스인(요르고스 야코마키스)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잊게 하기 시작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매체는 "또한 오현규가 2년간 한국군에서 복무했다는 것을 기억해라. 수많은 암살 임무를 이끌고 디스토피아적인 북부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돌처럼 차가운 킬러다. 양들이 증언할 것이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라고 농담을 덧붙이며 평점 8점을 줬다.
'67 헤일 헤일' 역시 "오현규는 멀티골로 멋진 하루를 마무리했고, 그가 미래에 셀틱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라며 "오현규는 평균 80분마다 1골을 터트리며 뛰어난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훌륭한 기록이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하는 좋은 징조"라고 기대를 걸었다.
이로써 오현규는 유럽 무대에서 4개월만 뛰고도 리그와 리그컵을 모두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이제 FA컵 결승전만 남겨둔 셀틱은 도메스틱 트레블에 도전한다. 만약 셀틱이 내달 4일 인버네스를 꺾고 스코티시컵에서도 우승한다면, 구단 통산 8번째 트레블을 일궈내게 된다.
오현규는 경기를 마친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그는 "Champions again"이라고 글을 시작한 뒤 "한국에 계신 많은 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응원 덕분에 이렇게 오늘 골과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정말 행복하다.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인 컵 결승전 또한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좋은 소식 자주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항상 많은 노력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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