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시즌 분데스리가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눈물을 흘렸고 바이에른 뮌헨은 축제를 즐겼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7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1. FSV 마인츠 05와 2-2로 비겼다.
같은 시간 바이에른 뮌헨이 1. FC 쾰른을 2-1로 잡아내면서 승점 71점, 도르트문트와 동점을 만들었다. 득실 차(뮌헨 +54, 도르트문트 +39)에서 앞선 뮌헨이 2022-2023시즌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분데스리가는 지난 10년 동안 뮌헨이 지배했다. 10회 연속 리그 우승(2012-13, 2013-14, 2014-15, 2015-16, 2016-17, 2017-18, 2018-19, 2019-20, 2020-21, 2021-22)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며 그전까지도 이미 21회 우승을 기록,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섰다.
과거 리그에서 단독 질주를 펼쳤던 뮌헨은 일반적으로 리그 종료를 여러 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상황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이 경기 전까지 도르트문트는 승점 70점으로 1위 자리에 있었다. 2위 뮌헨은 승점 68점을 기록, 자력 우승이 물건너 간 상태였다.
도르트문트는 마지막 라운드 마인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1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도르트문트가 유럽대항전 진출 기회도, 강등 위험도 없었던 마인츠를 어렵지 않게 제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마인츠는 최근 리그 4경기 연패를 기록 중이었으며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4경기에서 득점은 3점, 실점은 13점이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마인츠가 흐름을 잡았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15분 만에 안드레아스 한체 올센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다. 전반 19분 페널티 킥 기회를 잡은 도르트문트지만, 키커로 나선 세바스티안 알레의 킥이 골키퍼 핀 다멘의 완벽한 선방에 막혔다.
마인츠는 전반 24분 이재성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카림 오니시보의 추가 골로 두 점 차 리드를 잡았고 쾰른의 홈구장 라인에네르기슈타디온에서는 전반 8분 터진 킹슬리 코망의 선제골로 뮌헨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순식간에 뮌헨의 우승 가능성이 커졌다.
도르트문트가 좀처럼 동점을 만들지 못하는 사이 쾰른이 도르트문트에 희망을 안겼다. 후반 36분 데얀 류비치치가 페널티 킥 동점 골을 만들면서 뮌헨을 선두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끌어 내린 것.
도르트문트와 마인츠 경기는 2-2 무승부로 종료됐고 2022-2023시즌 마이스터샬레는 다시 뮌헨의 품으로 돌아갔다.
뮌헨은 이번 시즌 휘청였다. 시즌 초반 거듭되는 무승부와 패배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토마스 투헬 감독이 선임됐다. 팀의 중심을 잡았어야 할 마누엘 노이어는 스키를 즐기다 부상당했고 결국 시즌아웃됐다.
도르트문트 역시 시즌 초반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흔들렸다.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엘링 홀란의 대체할 공격수로 영입한 알레는 고환암 판정을 받아 6개월 동안 치료-재활에 전념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종료된 이후 먼저 정신을 차린 쪽은 도르트문트였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치른 첫 번째 리그 경기에서 FC 아우크스부르크를 4-3으로 잡아냈고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무섭게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앞만 보고 달린 도르트문트의 다리를 붙잡은 것은 역시나 뮌헨이었다. 도르트문트는 반드시 잡았어야 할 뮌헨에 2-4로 패배하며 다시 리그 선두를 내줬다.
도르트문트의 결정적인 리그 우승 기회는 33라운드에서 찾아왔다. RB 라이프치히를 상대했던 뮌헨이 1-3으로 패배했고 뒤이어 경기를 치른 도르트문트가 아우크스부르크를 3-0으로 잡아내면서 리그 종료 단 한 경기만 남겨둔 시점에서 승점 2점 차 우위를 점한 것.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긴장했고 뮌헨은 기회를 잡았다. 도르트문트는 29개의 슈팅과 15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한 골이 부족했다. 뮌헨은 5개의 유효 슈팅으로도 승점 3점을 얻어내기에, 리그 챔피언이 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