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24일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종목에 파견할 최종 국가대표 파견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파견 후보 명단의 면면과 내달 7일 개막하는 ‘2023 LCK 서머’ 스플릿 일정 조정의 내용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읽을 수 있다.
타 종목들의 전례를 보아도 국제대회 성적은 리그 흥행과 무관하지 않기에 e스포츠 종목 역시 현 시점에서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산정한 기준에 맞춰서 선발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LCK와 LPL을 아우르는 초특급 LOL 드림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수들 역시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의 장이 열린 셈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대표 선수들에게는 병력 면제라는 달콤한 선물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시범 종목으로 진행됐던 5년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LOL 종목은 중국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2017년까지 글로벌 대회에서 세계 최정상이었던 LCK팀들의 성과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었기에 이번 대회는 반드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물론 그 부담은 김정균 국가대표 감독의 짊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로인해 김정균 감독은 LPL 리그에서 부른 거액의 러브콜도 마다하고 국가대표팀 성적에 올인을 선언했다. 자연스럽게 대표팀 구성에 대해서도 김 감독의 고민도 깊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4월 사석에서 만났던 김정균 감독은 “이름값 보다 무엇보다 실력있는 선수들,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가진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LCK 최초 10회 우승, 국제대회에서도 롤드컵 3회, MSI 2회 우승 등 남들이 넘보지 못하는 빛나는 커리어를 가진 한국 LOL e스포츠 대표 지도자답게 그는 전임 감독으로 자신의 역량을 빠짐없이 집중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내비췄다.
김정균 감독이 대표 선발 기준으로 첫 번째 내세운 조건이었던 ‘실력’으로 인해 이번 국가대표 최종 파견 후보자 명단에는 LPL에서 뛰고 있는 두 명의 선수가 포함됐다. 바로 ‘룰러’ 박재혁과 ‘카나비’ 서진혁이다.
박재혁과 서진혁이 소속된 징동 게이밍은 지난 21일 영국 런던에서 막을 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에서 LPL 2번 시드로 참가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3-1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에서 대회를 시청했던 김정균 감독은 영국 현지 시각으로 21일 저녁부터 시작한 마라톤 회의에서 ‘카나비’ 서진혁과 ‘룰러’ 박재혁의 대표 선발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선발 과정의 뒷 이야기를 들려준 한 관계자에 따르면 20명의 후보자들 중 옥석 가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장 쟁점이 됐던 포지션은 ‘정글러’ 자리. 김정균 감독은 LPL에서도 최상위 실력을 가지고 있고, LCK 선수들과 맞대결에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카나비’ 서진혁에 다른 대체자는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실력 최우선 주의를 내세워 이재민 전 DK 코치와 정노철 LCK 해설위원 등 3인으로 구성된 국가대표 경기력향상위원회 종목별 소위원회 뜻을 하나로 집결시키는데 성공했다.
고심끝에 추려낸 '제우스' 최우제(T1), ’카나비’ 서진혁(징동 게이밍), ’페이커’ 이상혁(T1), ’쵸비’ 정지훈(젠지), ‘룰러’ 박재혁(징동 게이밍), ’케리아’ 류민석(T1) 등 6인이 후보자 명단은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규정에 따라, 오는 6월 3일까지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선수’ 및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선수의 보호자, 지도자, 소속팀의 장’을 대상으로 공식 이의신청기간을 갖는다.
이후 파견후보자 명단은 한국e스포츠협회장의 최종 승인을 받아 대한체육회에 제출되며, 6월 중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국가대표 최종엔트리로 확정한다.
김정균 감독 이하 국가대표 경기력향상위원회 종목별 소위원회가 이번 국가대표 최종 후보자 명단의 의미는 ‘실력있는 선수들로 금메달을 반드시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LCK 뿐만 아니라 LPL에서 뛰는 실력있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김 감독의 결단이 금메달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를 응원해본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