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25일 "나폴리-레알 마요르카 경기는 축구협회가 제시한 조건을 주최측이 하나도 이행하지 못해서 최종적으로 불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조금 전에 공문으로 주최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국내의 한 스포츠 플랫폼 스타트업은 나폴리와 레알 마요르카의 방한을 추진했다. 6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각각 '한국 투어'를 펼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중 2차전(6월 10일)은 같은 날 K리그 6경기가 예정된 터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반대해 지난 19일에 먼저 무산됐다.
19일 축구협회는 두 회사에 1차전만 진행할 뜻이 있는지 확인해 답변해달라고 요청하며 해외팀의 방한 경기와 같은 큰 행사를 기획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 증명해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스타트업 업체에 2가지 선택지를 건넸다. 수십억 원 상당의 예치금 혹은 1차전 예상 수익의 10%가량인 8억원과 함께 선수단의 '노쇼' 등 예상치 못한 일에 대비해 금전적 보상 방법과 관련한 특약서를 내라고 했다.
나폴리와 마요르카의 친선전을 추진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나폴리는 김민재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 합류한 김민재는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로 거듭났다. 김민재가 지금까지 열린 이번 시즌 세리에A 36경기에서 34경기를 선발로 나서고, 30경기를 풀타임 소화한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를 우승, 33년 만에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또 한 시즌만에 이적설이 떠오른 상황에서 나폴리의 한국행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
마요르카도 마찬가지다. 비록 프리메라리가서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최고의 재능을 갖춘 이강인이 활약중이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83분 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무리키와 골을 합작했다. 마요르카는 후반 20분 다 코스타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다시 왼쪽에서 크로스를 문전으로 연결했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은 무리키가 헤더 슈팅으로 득점, 1-0을 만들었다. 결국 마요르카는 결승골을 잘 지키며 승리를 거뒀다.
마요르카는 한 경기를 더 치른 가운데 7위 아틀레틱 빌바오(승점 50점)와 격차는 승점 3으로 좁히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진출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이강인은 전반전엔 왼쪽 윙백으로, 후반전엔 왼쪽 윙포워드로 뛰면서 83분을 소화했다. 측면에서 계속해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낸 그는 결국 정확한 크로스로 '영혼의 단짝' 무리키의 득점을 도왔다. 이번 시즌 6골 5도움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또 경신했다.
이강인은 83분 동안 1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차례의 키패스와 1차례의 빅찬스를 만들었다. 슈팅은 없었지만 4차례의 드리블을 성공했다. 올 시즌 유럽 드리블 성공률 1위인 이강인은 이날도 100% 드리블 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협회가 고민한 것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에서 뛸 때 생겼던 문제 때문이다.
한때 국내에서도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호날두는 한국 축구팬들의 대표적인 밉상이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이던 지난 2019년 한국 팬들을 철저하게 무시했던 이른바 '노쇼 논란' 탓이다.
당시 호날두는 K리그 올스타와 맞대결을 위해 방한했다. 6만 명이 넘는 관중들 앞에서 단 1분도 뛰지 않고 벤치에만 앉아 있다 돌아갔다. 노쇼 논란으로 팬들은 호날두를 향해 등을 돌렸고, 대행사를 향한 팬들의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한편 주최사는 보도자료를 튱해 "나폴리, 마요르카와 현 상황에 대한 공유를 마쳤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와도 다시 한 번 대화에 나선다는 의지"라고 경기 개최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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