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다시 차기 감독을 찾아 떠난다. 한국과 인연이 끊길만 하면 다시 생기는 셀틱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57)이 레이더망에 걸렸다.
토트넘과 강하게 연결되던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은 2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AD'와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페예노르트에 남아서 지난 2시즌 동안 쌓아온 것을 토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며 “진행 중인 어떠한 이적 협상도 없다”며 토트넘 감독직 부임설을 직접 일축했다.
2019년 네덜란드 프로축구 AZ알크마르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슬롯 감독은 줄곧 네덜란드 리그에서만 활동했다. 2021년부턴 페예노르트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올 시즌 구단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으로 이끌었다.
슬롯 감독의 잔류 암시 발언은 예상 밖이었다. ‘우승 이력’ 프리미엄이 붙은 그는 최근 토트넘 차기 사령탑 '0순위'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슬로 감독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지난 20일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최근 네덜란드 출신 슬롯 감독은 한 기자회견에서 “정상적인 다음 단계는 해외 진출이며 나에게 세계 최고의 무대는 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였다"라며 "런던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슬롯 감독은 "런던에 태양이 있다. 나는 그 태양이 있는 곳으로 향할 것”이라며 런던행을 또 한 번 암시했다. 토트넘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다. 토트넘과 강하게 연결되고 있는 분위기에 확신을 주는 발언을 그가 한 것이다.
그러나 기류는 급변했다. 토트넘이 예상과 다르게 위약금을 페예노트르에 지불해야 한단 것을 알고 발을 뺐다.
이날 ‘스카이스포츠’ 소속 롭 도르셋 기자는 “내가 이해한 바로는 계약 조항에 대한 의견 불일치로 인해 슬롯 감독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토트넘”이라면서 “슬롯 감독, 페예노르트와 (직접)대화는 하지 않았던 토트넘은 중개인과 논의가 있었다. (아직 페예노르트와 계약돼 있는) 슬롯 감독에 대한 500만 파운드(약 82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 그리고 세부 사항이 있지만 내년 여름까지 이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토트넘이 슬롯 감독을 원하면 (바이아웃 조항 금액의 두 배인) 1000만 파운드(약 164억 원)를 지불, 또 그의 코치까지 원할 경우 500만 파운드를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들은 토트넘은 자신들이 이용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와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을 다시 맺을 예정이다.
유력하던 슬롯 감독마저 무산된 된 가운데, 그 외 토트넘 차기 사령탑 후보군에 다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르셋 기자는 '오현규 스승' 셀틱의 엔제 포스테코글루를 토트넘이 관찰하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언급했다.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부터 셀틱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코티시 리그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에도 그는 리그, 스코티시 리그컵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스코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국내 3관왕에 도전 중이다. 2시즌 연속 흔들림 없는 지도력, 그리고 결과까지 내고 있는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표팀 감독' 경력도 있다. 역시나 성적도 좋았다.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호주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결승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오현규를 셀틱으로 데려온 스승이기도 하다. 만약 그가 토트넘으로 넘어온다면 오현규에 이어 손흥민까지 지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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