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52)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트레블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조기에 확정한 맨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FA컵 결승전, 인터 밀란(인테르)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각각 앞두고 있다.
만약 맨시티가 맨유와 인테르전에서 모두 이긴다면 3개 대회에서 우승, 트레블 영광을 누리게 된다. 맨시티가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1998-1999시즌 맨유 이후 24년 만에 이 고지를 밟는 잉글랜드 팀이 된다. 유럽 무대에서는 2019-2020시즌 바이에른 뮌헨 이후 3년 만이다.
맨시티 클럽에는 첫 경험이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두 번째 업적이다. 그는 지난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어 14년 만에 다시 이 영광을 누리게 된다. 맨유와 FA컵 결승전은 6월 3일, 인테르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6월 11일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맨시티가 트레블을 달성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체 없이 "토트넘 원정에서 골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답해 세트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좀 더 거창한 목표를 말하리라 예상했지만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 것이었다. 특유의 과르디올라식 농담이었다.
실제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최근 5차례 토트넘 원정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토트넘 원정에서 마지막으로 이긴 것이 2018년 10월이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2019년 3월) 이후 승리가 없는 맨시티다.
맨시티는 최근 5번의 토트넘 원정길에서 승점을 커녕 단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개장 1호 챔피언스리그 경기였던 2019년 4월 9일 토트넘전에서 0-1로 패한 맨시티는 이후에도 2020년 2월과 11월 리그 경기에서 잇따라 0-2로 패했고 2021년 8월과 2023년 2월에는 연거푸 0-1로 졌다.
더구나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손흥민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2023년 2월 원정에서 해리 케인이 골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고 손흥민의 득점포가 항상 불을 뿜었다. 바로 전 경기를 제외하고 앞선 4경기 중 손흥민이 자신의 팀을 상대로 펄펄 난 반면 정작 맨시티는 토트넘을 상대로 단 한 골도 뽑지 못했다.
트레블이라는 큰 목표를 앞두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토트넘과 작은 승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런 고민이 바로 과르디올라 감독을 '세계 최고 감독'으로 인정받게 하는 요소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