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리가가 인종차별 리그로 전락하고 있다. 여기에 불을 지핀 비디오 판독관 6명이 해고됐다.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지난 22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라리가 35라운드 발렌시아 CF와 맞대결에서 0-1로 패배했다.
레알이 디에고 로페스에게 실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후반 27분 경기장이 어수선해졌다.
상황은 이러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드리블하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는 경기장에 들어와 있던 또 다른 공에 방해를 받았다. 수비수가 갑자기 들어온 공을 밖으로 보낸다는 게 그만 비니시우스가 드리블하던 공을 정확히 맞히고 말았다.
공교롭게 벌어진 상황이지만 주심은 볼을 차낸 발렌시아 수비수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그런데 이때, 비니시우스가 골대 뒤편 관중과 언쟁을 벌였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극도로 흥분한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 레알 선수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관중과 언쟁을 벌였다.
이후 한 차례 주심과 이야기를 나눈 비니시우스는 이어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과 대화를 마친 뒤 다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일이 더 커졌다. 비니시우스가 레드카드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비니시우스가 발렌시아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듣고 흥분했다. 모욕적 말을 한 발렌시아 관중들을 보고 삿대질을 비니시우스가 했고, 그런 그를 발렌시아 선수들이 말리기도 했다.
이때 발렌시아 골키퍼 마마르다슈빌리가 같이 흥분했다. 화난 채로 비니시우스에게 돌진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또 다른 발렌시아 선수 우고 두로도 비니시우스의 목을 조르며 뒤로 잡아당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뒤로 넘어질 뻔한 비니시우스는 화를 참지 않고 우고 두로를 가격했다.
이 상황을 반복해 돌려본 비디오 판독(VAR) 심판들은 비니시우스가 우고 두로를 가격한 장면만 돌려본 뒤 비니시우스에게만 퇴장을 명령했다. 우고 두로는 아무런 카드를 받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 표적이 된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비니시우스는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도 아니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정상적인 행위"라며 리그의 대처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한때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가 속해있던 이 리그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소속일 뿐이다. 불행하게도 매주 일어나는 이 일에 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난 강하고 인종차별주의자들과 맞서 싸울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에 따르면 스페인축구연맹(RFEF)은 23일 레알-발렌시아전 VAR 심판들을 전원 해고했다. 비니시우스의 공격성 컷만 보고, 발렌시아 선수가 목을 조르는 장면은 생략했단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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