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우승 후보' 프랑스를 잡아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한국의 완벽한 역습 득점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아르헨티나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랑스를 2-1로 제압했다.
한국은 첫 경기부터 '1번 포트' 프랑스를 잡아내며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무너뜨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팀 상대 승리 역시 지난 2003년 독일전 승리 이후 20년 만이다.
이제 한국은 오는 26일 온두라스와 2차전, 29일 감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대로라면 김은중호는 목표로 하던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를 일궈낼 가능성이 크다.
실리 축구가 빛을 발했다. 한국은 점유율을 내준 뒤 파이브백에 가까운 수비로 상대 측면 공격을 틀어막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역습으로 기회를 엿봤다. 경기 전 김은중 감독이 강조하던 '조직적인 협력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 그대로였다.
선제골도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22분 프랑스의 코너킥을 막아낸 뒤 김용학이 왼쪽 측면을 빠르게 질주하며 역습을 펼쳤다. 그는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 전진한 뒤 반대편에서 뛰어드는 이승원에게 정확하게 공을 건넸다. 그리고 이승원은 낮고 빠른 슈팅으로 '원샷원킬'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이후로도 프랑스의 공세를 잘 견뎌냈고, 오히려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후반 19분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이승원이 공을 올렸고, 장신 공격수 이영준이 절묘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석연찮은 판정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를 지켜냈다. 후반 21분 김준홍이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결국 알란 비르지니우스에게 실점하고 말았다. 두 선수 모두 공을 건드리지 못하고 동시에 접촉하는 경합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김준홍의 반칙을 선언하며 경고까지 꺼내 들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으며 승점 3점을 챙겼다.
김은중 감독의 실리 축구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이날 한국은 공 점유율(30%-57%)과 패스 숫자(327개-645개)에서 크게 밀렸고, 슈팅 개수도 9개로 프랑스(23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유효 슈팅 개수는 5개-6개로 큰 차이가 없었다. 주심의 황당한 페널티킥 판정만 아니었다면 한국의 여유로운 승리로 끝났을 경기였다.
FIFA도 김은중호에게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FI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이 놀랍도록 멋진 역습 득점을 앞세워 프랑스를 꺾었다"라며 "한국은 열심히 싸운 끝에 프랑스를 잡아내며 대회를 시작했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FIFA는 "이승원과 이영준의 골은 한국이 프랑스를 상대로 깜짝 놀랄 만한 승리를 거두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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