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슈팅하고 나서 스스로 놀랐다."
대포알 중거리포로 울산현대에 승리를 안긴 김영권(33)이 웃으며 한 말이다.
울산은 21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K리그1 2023 14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3-2로 이겼다. 12승 1무 1패, 승점 37을 기록,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전반 5분 만에 울산이 선제골을 넣었다. 루빅손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설영우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6호골.
수원은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8분 먼 거리 프리킥 키커로 이기제가 나서 울산 골대 바로 앞으로 공을 보냈다. 이를 안병준이 기가 막히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으며 낮고 빠른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의 2경기 연속골.
울산이 기어코 추가골을 작렬했다. 전반 40분 김영권이 아주 먼 거리 중거리포로 득점에 성공했다. 양형모 골키퍼가 손을 뻗어 봤지만, 알아도 막을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공이 향했다. 김영권의 시즌 첫 골.
후반에 수원은 다시 균형을 맞췄다. 후반 16분 이기제가 울산 왼쪽 박스 바로 밖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서 반대편 골대를 보고 프리킥을 찼다. 아무도 거치지 않고 공은 그대로 울산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2-2 원점.
그러나 수원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울산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39분 수원 이상민이 울산의 설영우에게 깊은 태클을 범하고 말했다. 아담이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울산이 한 골차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영권은 "(울산이 5연승 중이던) 좋은 분위기 속에서 힘든 원정 경기였지만, 승리를 가져와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경기 전까지 울산은 '수원 원정 경기 무승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다. 울산은 수원 원정에서 2021시즌 1무 1패, 2022시즌 1패로 3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울산은 이번 승리로 승점 3점을 가져오고 징크스를 떨치겠단 각오를 현실로 만들었다.
또 김영권은 "항상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골까지 나와 감회가 새롭다.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줬다"고 들려줬다.
득점 장면을 회상한 그는 "중거리 골은 처음인 거 같다"면서 "슈팅 거리가 나와서 때렸는데 운 좋게 들어갔다. 맞는 순간 부드럽고 느낌이 좋단 생각을 했다. 저도 슈팅을 날리고 나서 놀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김영권의 득점에 대해 "줄 곳이 없어서 앞으로 찬 거 같은데"라고 웃으면서도 "김영권의 장점은 정확한 크로스와 킥력이다. 오늘 나오기 전 슈팅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좋은 슈팅이라고 생각한다"고 농담과 칭찬을 곁들였다.
마지막으로 김영권은 "(세트피스에서 2실점한 것에 대해) 수비수로서 분명히 문제점은 되짚어야 한다. 승리에 취해서 문제를 덮으면 안 된다. 우리에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2실점이 나왔다. 경기 다시 보며 앞으론 실점 줄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