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줄 곳이 없어서 앞으로 찬 거 같은데."
홍명보 울한현대 감독이 '시즌 첫 골' 김영권(울산)의 중거리포를 보고 한 말이다.
울산은 21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K리그1 2023 14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3-2로 이겼다. 12승 1무 1패, 승점 37을 기록,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전반 5분 만에 울산이 선제골을 넣었다. 루빅손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설영우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6호골.
수원은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8분 먼 거리 프리킥 키커로 이기제가 나서 울산 골대 바로 앞으로 공을 보냈다. 이를 안병준이 기가 막히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으며 낮고 빠른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의 2경기 연속골.
울산이 기어코 추가골을 작렬했다. 전반 40분 김영권이 아주 먼 거리 중거리포로 득점에 성공했다. 양형모 골키퍼가 손을 뻗어 봤지만, 알아도 막을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공이 향했다. 김영권의 시즌 첫 골.
후반에 수원은 다시 균형을 맞췄다. 후반 16분 이기제가 울산 왼쪽 박스 바로 밖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서 반대편 골대를 보고 프리킥을 찼다. 아무도 거치지 않고 공은 그대로 울산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2-2 원점.
그러나 수원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울산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39분 수원 이상민이 울산의 설영우에게 깊은 태클을 범하고 말했다. 아담이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울산이 한 골차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실점 장면 2개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올해는 (세트피스 실점이) 특히 많지 않았는데 오늘 2실점을 세트피스에서 해서 아쉽다. 그 외적으론 선수들이 경기를 통제하면서 잘해줬다. 어려운 장소에서 승리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해 만족한다"는 소감을 들려줬다.
수원 원정 3경기 연속 '무승 징크스'를 깬 울산이다. 홍명보 감독은 "징크스라는 게 괜히 기분 나쁜 거다. 해소한 것만으로도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징크스를 상대가 깨지 못하도록 하는 게 앞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점 장면을 돌아본 그는 "첫 골을 넣고 얼마 후에 실점을 했다. 두 번째 실점도 각이 없는 프리킥 위기에서 내줬다. 오늘 경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끝까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던 게 승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권의 '대포알 중거리 득점'에 대해선 "줄 곳이 없어서 앞으로 찬 거 같은데"라고 웃으면서도 "김영권의 장점은 정확한 크로스와 킥력이다. 오늘 나오기 전 슈팅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좋은 슈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