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를 상대하기 전부터 '승리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전직 축구선수에게 문자로 '승리할 것'이라고 메시지까지 보낼 정도였다.
맨시티는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레알과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러 4-0 완승을 거뒀다.
앞서 원정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맨시티는 1,2차전 합산 스코어 5-1로 앞서며 결승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맨시티가 장악했다.
두드리던 맨시티는 기어코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3분 맨시티가 3번의 패스로 레알의 오른쪽 측면을 허물었다. 최종적으로 공을 잡은 실바는 박스 우측 바로 안쪽에서 반대편 골대를 보고 회심의 슈팅을 날려 레알의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가 한 골 더 달아났다. 전반 37분 귄도안의 슈팅이 실패로 끝나자 리바운드된 볼을 실바가 문전 가운데에서 낚아채 헤더골을 뽑아냈다. 공은 알아도 막을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전반전은 맨시티가 2-0으로 앞선채 마무리됐다.
후반 31분 맨시티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프리킥 찬스에서 아칸지가 공에 머리를 살짝 갖다 댔다. 그의 머리를 스친 공은 레알의 밀리탕 몸 맞고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밀리탕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맨시티는 4골 차로 간격을 더 벌렸다. 후반 추가시간 포든이 뒷공간을 허무는 패스를 내줬고, '교체 자원' 알바레스가 팀의 4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는 맨시티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맨시티와 인터밀란은 오는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두고 맞붙는다.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레전드 수비수'로 평가받는 리오 퍼디난드는 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이날 킥오프 2시간 전 메시지를 받았다.
퍼디난드는 "과르디올라가 경기 전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우리는 2년 전에 그들을 이겼고 우리는 그들을 다시 이길 것이다. 나를 믿어보라'는 말이 담겨 있었다"고 들려줬다.
'스포츠바이블'은 "2년이 아니라, 사실 3년 전인 2020년 때 과르디올라의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을 이긴 적 있다"고 메시지 속 정보를 정정했다. 당시 맨시티는 레알을 16강에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1,2차전 모두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린 홈경기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편안함을 느낀다”면서 “지난 시즌 일어났던 일 때문에 우리는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2021-2022시즌 맨시티는 레알 벽에 막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4강서 짐을 쌌다. 홈에서 펼쳐진 레알과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맨시티는 4-3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레알 원정에서 1-3으로 패해 1,2차전 최종스코어 5-6으로 뒤져 결승행이 좌절된 바 있다.
과거를 회상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너무 고통스러웠다”면서 “사람들은 우리 선수들에게 경기력 부족을 꼬집었다. 그 후 1년 동안 우리 선수들은 스스로 얼마나 특별한 이들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은 축하받을만한 일이다. 그러나 다가오는 일요일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없다. 내일은 일단 가족과 함께 있을 것이다. 그리곤 곧바로 일요일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퍼디난드는 2002년~2014년까지 맨유에서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6회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차지했다. 네마냐 비티치(41)와 ‘환상 호흡’을 자랑했던 그는 아직도 'EPL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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