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7, 나폴리)의 이적이 표면화 되면서 다음 행선지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현재는 구체적인 영입 조건이 알려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민재가 원하는 등번호가 맨유에 비어있다는 것이다.
김민재를 상징하는 등번호는 '3'이다. 유럽 무대인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 이어 나폴리에서 줄곧 3번을 달았다.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잠시 2번을 달고 뛰었지만 전북 현대 시절에도 3번이 김민재 번호였다. 나폴리가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민재에게 3번은 더욱 큰 의미로 다가가게 됐다.
김민재는 지난 11일 대한축구협회가 운영하는 KFATV의 '인사이드 캠'을 통해 자신의 등번호 '3'에 대한 특별함을 강조한 바 있다. 김민재는 "우승 티셔츠를 받았을 때 등에 적힌 3번이 처음엔 등번호인 줄 알았다"면서 "괜히 (나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인가 싶어) 어깨에 힘이 실렸었다"고 웃었다.
나폴리가 우디네세와 33라운드 경기에서 33년 만에 역대 3번째 우승을 거두면서 김민재도 등번호 3에 의미를 부여했다. 나폴리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언급될 수 있는 번호이기도 하다. 나폴리 팬들 역시 오자마자 3번을 달고 뛴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를 역사 속에서 잊을 수 없게 됐다.
"의미가 되게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축구인생에서 3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커진 것 같다"는 김민재는 "4번은 대표팀에서 상징이 있는 것이다. 소속팀에서는 3번으로 가고 대표팀에서는 4번으로 가야된다"면서 "왜냐면 유니폼을 구매하신 분들이 있는 데 제가 갑자기 번호를 바꿔 버리면 안되니까. 대표팀에서는 4번으로 갈 것"이라고 대표팀에서 줄곧 달았던 4번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제 김민재는 이번 여름 나폴리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민재는 지난해 7월 나폴리에 입단하면서 오는 7월 1일부터 15일 사이 발동될 수 있는 바이아웃(이적 허용)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맨유를 비롯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 첼시, 뉴캐슬, 파리 생제르맹(PSG), 바이에른 뮌헨 등 빅 클럽들이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줄을 선 상황이다.
맨유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맨유는 김민재에게 연봉 600만 유로(약 87억 원)에 보너스가 포함된 5년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매체들은 연봉이 600만 유로가 아니라 800만 유로(약 116억 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민재가 현재 나폴리에서 200만 유로(약 29억 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해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마침 맨유 구단의 빈 번호가 3번이다. 사실 3번은 지난 2016-2017시즌부터 에릭 바이의 것이다. 바이는 현재 마르세유에서 1년 동안 임대로 뛰고 있다. 바이가 이번 시즌 후 복귀할 경우 3번은 다시 바이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바이는 이번 여름 맨유와 결별이 유력한 상황이다. 비야 레알 등에서 노리고 있다.
맨유 역대 3번을 살펴 보면 낯 익은 이름들이 눈에 들어 온다. 대표적으로 '박지성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와 '전설' 데니스 어윈이다. 에브라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리그 5회,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달성했다. '전설' 어윈 역시 리그 우승 7회,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다. 둘 다 김민재처럼 센터백이 아니라 풀백이었다.
첼시 역시 3번은 비어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마르코스 알론소가 달고 뛰었지만 이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첼시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김민재가 맨유나 첼시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등번호 때문에 이적 구단을 선택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
그 외 구단은 김민재가 3번을 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맨시티에는 이미 주전 자리를 굳힌 후벵 디아스가 2020-2021시즌부터 3번을 달고 있다. 4번의 경우는 칼빈 필립스가 이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리버풀은 핵심 자원인 파비뉴가 3번이다. 4번 역시 버질 반 다이크가 달고 있다. 뉴캐슬도 폴 더밋과 스벤 보트만이 각각 3번과 4번을 갖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