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손준호에게 황당 설교 "팀에 사과하고 자기 위치를 재검토해라"

중국은 유죄 추정의 원칙이라도 적용되는 것일까. 한 중국 매체가 공안 조사를 받고 있는 손준호(31, 산둥 타이산)를 향해 터무니없는 설교를 늘어놨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손준호는 지난 12일 중국 선양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 그는 손준호는 체류 지역인 산둥성에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국 현지에서는 그가 승부 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추측했다. 산둥은 최근 조선족 출신 미드필더 진 징다오가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됐고, 하오 웨이 전 감독 역시 비슷한 이유로 자취를 감췄기 때문.

다만 손준호는 승부조작이 아닌 뇌물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매체들도 앞다퉈 그가 뇌물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외국인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 축구계 모두 충격에 빠졌다. 손준호는 중국에서도 성실하고 부지런한 이미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 '시나 스포츠'는 "많은 팬들이 놀랐다. 그는 수비와 공격에서 맹활약하며 2021시즌 산둥이 슈퍼리그와 FA컵을 제패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성실해 보이는 외국인 선수가 끌려가다니 의외"라고 전했다.

아직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손준호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중국 내에서도 별다른 증거나 수사 진척 상황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명확한 증거나 설명도 없이 타국민까지 구금하는 중국식 일처리가 빚은 대혼란이다.

그럼에도 중국 내에서는 일단 손준호에게 잘못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소후닷컴'은 16일 "월드 클래스였던 손준호는 올해 완전히 달라졌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라며 "마침내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유를 찾았다. 앞서 진 징다오가 문제를 겪었고, 그는 손준호와 가장 친한 친구다. 그들이 함께 연결되는 것이 정상"이라며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손준호는 의혹을 단호히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그의 이미지와 경력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 이번 사건은 중국 축구계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쳐 축구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사랑을 떨어뜨렸다"라며 황당한 비판을 내놨다.

심지어 매체는 공안에게 유죄를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손준호에게 무죄를 입증하라고 주장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도 무시해버리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매체는 "그렇다면 손준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그는 자기 결백을 대중에게 입증해야 한다. 관련 증거와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또 경기 내에서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시정해야 한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사과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거나 자기비판과 성찰을 할 수 있다. 끝으로 그는 축구계에서 자기 위치와 가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라며 어이없는 주장을 늘어놨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