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모양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27, 나폴리)가 맨유 이적을 눈앞에 뒀다는 소식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일 마티노'를 인용, "맨유는 김민재와 계약할 준비를 마쳤다. 그는 올 시즌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영입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 마티노는 나폴리 지역지다. 해당 매체는 맨유가 나폴리 공격수 빅터 오시멘을 노리고 있다면서 "김민재는 맨유 이적을 받아들였다. 이제 세부 사항 조율만 남았다"라고 전했다.
김민재의 이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는 작년 여름 나폴리에 합류하자마자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발돋움했고, 나폴리가 33년 만에 리그를 우승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그는 높은 제공권과 빠른 발, 경기를 읽는 뛰어난 예측 능력으로 '푸른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당연히 많은 클럽이 김민재를 노렸다.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 첼시, 리버풀 등 쟁쟁한 팀들이 그와 연결됐다. 특히 수비진으로 고민하고 있는 맨유가 그를 가장 적극적으로 원했다.
나폴리도 김민재를 붙잡으려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는 5000만 유로(약 729억 원)에서 6000만 유로(약 874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바이아웃 조항을 갖고 있기 때문. 세리에 A를 넘어 유럽에서 손꼽히는 활약을 펼친 김민재의 기량을 생각하면 아주 비싸지도 않은 액수다.
결국 맨유가 김민재를 낚아채기 직전이다. 맨유는 지난해 10월부터 그를 지켜봤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 때부터 그와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여름 여름 이적시장 첫 번째 목표도 김민재였을 정도다. 드디어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모양새다.
만약 김민재가 이대로 맨유 유니폼을 입는다면, 그는 15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다.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빈 한국 선수들로는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 지동원, 박주영, 기성용, 윤석영, 김보경, 손흥민, 황희찬이 있다.
특히 박지성은 맨유에서만 7시즌을 뛰면서 10개가 훌쩍 넘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4회 등을 기록했고, 은퇴 후에도 맨유 공식 앰버서더로 임병받았다.
또한 김민재는 맨유의 중앙 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주전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라파엘 바란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해리 매과이어와 빅터 린델뢰프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왼쪽 수비수 루크 쇼가 대신 뛰고 있을 정도.
김민재는 마르티네스, 바란과 경쟁하며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데일리 메일 역시 "김민재가 맨유에 합류하면 그는 바닥난 텐 하흐 감독의 수비진 옵션을 강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나폴리로서는 아쉬운 작별이지만, 대신 많은 이적료를 남길 수 있다. 지난여름 김민재의 이적료는 1800만 유로(약 262억 원)에 불과했다. 나폴리는 1년 만에 3200만 유로(약 466억 원) 이상을 남기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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